‘파리의 별’ 박세은 "딸 낳고 더 즐겁게 춤춰요”

이강은 2024. 7. 1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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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후) 힘든 부분이 많았고 인내하는 기간도 길었지만 단 한 번도 '그만할까, 힘드니까 포기할까' 생각하지 않았어요. 대신 '나는 될 거야,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긍정적인 자세로 열심히 한 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에투알이 되고 나서는 부담감보다 그 타이틀(직급)이 주는 큰 자신감이 생겼고, 출산 이후엔 제 춤이 변한 듯합니다. 원래는 고뇌하며 춤추는 편이었는데, 출산 후에는 고뇌할 시간 없이 열심히 연습하고 춤춘 후 육아하는 게 자리 잡혀서 춤이 더 편해지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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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最古’ 파리오페라발레단
아시아 무용수 첫 ‘에투알’ 활약
2023년 출산 후 첫 내한 공연 앞둬
“긍정의 힘으로 여기까지 와”

“(입단 후) 힘든 부분이 많았고 인내하는 기간도 길었지만 단 한 번도 ‘그만할까, 힘드니까 포기할까’ 생각하지 않았어요. 대신 ‘나는 될 거야,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긍정적인 자세로 열심히 한 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1669년 창단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명문 발레단인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POB)에서 2021년 아시아 무용수 최초로 ‘에투알(별·수석무용수)이 된 박세은(35)은 이렇게 말하며 “후배들에게도 ‘너만의 타이밍(시간)이 올 테니 조급해하지 말고 열심히 연습하라’고 당부한다. 예술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살면 언젠가 좋은 길이 열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11년 POB 준단원으로 입단한 그는 코리페(군무 리더·2013), 쉬제(솔리스트·2014), 프레미에르 당쇠르(제1무용수·2016)로 승급했고, 2021년 6월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후 에투알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 POB 발레단원 150여명 중 에투알은 16명이고, 박세은과 윤서후·강호연·이예은, 준·주니어 단원 합쳐 한국인 단원은 7명이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박세은(가운데)이 동료 발랑틴 콜라상트(왼쪽), 폴 마르크와 17일 예술의전당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기자간담회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파리오페라발레 에투알 갈라 2024’ 공연을 앞두고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세은은 공연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도 내비쳤다. 이번 공연은 박세은이 직접 프로그램 구성과 출연진 선정을 주도했다. POB의 다양한 인기 작품 중 ‘카르멘’과 ‘마농의 이야기’ 침실 파드되(2인무), ‘돈키호테’ 3막 파드되, ‘백조의 호수’ 중 3막 흑조 파드트루아(3인무) 등 18개 작품 속 장면을 A(20∼21일), B(23∼24일) 프로그램 9개로 나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2022년 롯데콘서트홀 갈라 공연 때와 다르게 파리 가르니에 극장과 바스티유 극장 분위기가 나는 연출과 의상, 일부 라이브 반주 등을 통해 전막 공연의 한 장면 같은 무대가 마련된다.

동료 발랑틴 콜라상트·폴 마르크·레오노르 볼락·한나 오닐·기욤 디오프(에투알)와 록산느 스토야노프·제레미 루 퀘르(프리미에르 당쇠르), 토마 도퀴르·안토니오 콘포르티(쉬제)가 함께한다. 박세은은 ‘랩소디’ 파드되와 ‘마농의 이야기’ 중 침실 파드되, ‘빈사의 백조’ 솔로, ‘백조의 호수’ 중 흑조 파드트루아 등에 출연한다.

박세은은 “제가 좋아했고 동료들이 하고 싶어 한 작품들 중 고심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골랐다”며 “관객들이 기교적인 부분보다 말과 글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모두 다 (챙겨 보면 좋을) 중요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박세은이 ‘엄마 무용수’가 된 후 처음 고국 팬들과 만나는 것도 의미가 깊다. 지난해 초 딸을 낳은 그는 출산 3개월 전까지 무대에 서고 만삭일 때도 토슈즈를 신은 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출산 후엔 6개월 만에 복귀해 주역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에투알이 되고 나서는 부담감보다 그 타이틀(직급)이 주는 큰 자신감이 생겼고, 출산 이후엔 제 춤이 변한 듯합니다. 원래는 고뇌하며 춤추는 편이었는데, 출산 후에는 고뇌할 시간 없이 열심히 연습하고 춤춘 후 육아하는 게 자리 잡혀서 춤이 더 편해지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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