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중국 시장 넘어 미·일·EU 영토 확장…‘K화장품’ 올 수출 첫 100억달러 찍나
중국 14% 감소…미국 61% 늘어
한국산 화장품이 내수 시장과 중국을 넘어 화장품 강국인 미국·일본·유럽까지 권역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특히 미국으로 수출이 급증했다.
1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2000만달러(약 6조66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 상반기(7억9000만달러)의 6배가 넘고, 기존 반기 수출액 최대치인 2021년 상반기(46억3000만달러)를 뛰어넘었다.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유지된다면 올해 화장품 연간 수출액은 최초로 1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최근 특징은 주 수요처였던 중국의 비중이 줄어들고 대신 미국 비중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2억1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미국(8억7000만달러), 일본(4억8000만달러) 순이었다. 다만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줄어든 반면 미국은 61.1%, 일본은 21.5% 늘었다.
일본 시장에서는 2022년부터 한국 화장품이 로레알 등 글로벌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프랑스를 제치고 화장품 수입액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 ‘인디 브랜드’의 인기가 화장품 수출액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올해 1분기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한 15억5000만달러(약 2조1400억원)로 역대 1분기 중 최대를 기록했다.
인디 브랜드가 성장한 배경에는 세계 3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중 2곳(한국콜마, 코스맥스)이 한국 업체라는 점이 있다. 화장품 생산기술이나 노하우가 없는 신생 업체더라도 아이디어와 기획력만 있으면 ODM 업체와 손잡고 자체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다.
최근 고물가·고금리로 미국에서 럭셔리 화장품 대신 ‘가성비 소비’가 트렌드가 됐다는 점, K팝과 한국 드라마 등의 글로벌 유행까지 겹치며 한국 인디 브랜드가 주목받을 만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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