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사업구조 개편, 그룹 이익에만 충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두산그룹이 발표한 계열사의 사업구조 개편 방식이 일반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17일 비판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클린에너지, 스마트머신,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고 밝혔다. 사업구조 개편은 크게 세 단계이다. 먼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존속 법인)와 신설 투자법인으로 나누고, 신설 투자법인이 두산밥캣의 지분을 소유하도록 한다.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신설 투자법인과 합병한다. 마지막으로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주주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산밥캣을 완전 자회사로 만든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이번에 적용되는 분할 합병 비율과 포괄적 주식 교환 비율이 두산로보틱스에 유리하다는 비판이 거세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라며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이사회가 선택한 지배권 이전 방식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매각 필요성보다 두산로보틱스의 두산밥캣 인수 필요성이 더 큰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일반주주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지배권 이전 방식은 가격 협상을 통해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직접 매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하지만 두 회사의 이사회는 이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일반주주 이익보다 그룹의 이익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이라도 두산로보틱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분할 합병·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을 철회하고, 지분 직접 인수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사례가 일반주주 보호가 부족한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보여준다”며 “일반주주 피해를 막기 위해 소수주주 과반결의제(MoM)를 도입하고, 이사의 충실의무를 강화해 일반주주의 이익도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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