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 유리한 전대 룰”…김두관 지지율이 가질 파괴력은?

이재명 45.5%, 김두관 30.8%…민주당 지지층에선 이재명 85.6% 압도적 1위

(시사저널=박나영 기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제1회 전국당원대회 후보자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두관 후보가 예상 밖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8·18 전당대회에서도 김 후보가 예상보다 선방할 경우 당 안팎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김 후보를 약 15%포인트 차이로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4~15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에게 '야당인 민주당 차기 당대표로 누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이재명 후보 45.5%, 김두관 후보 30.8%, 김지수 후보 3.4%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301명)만을 대상으로 했을때는 이재명 후보가 85.6%, 김두관 후보와 김지수 후보는 각각 8.0%, 2.8%에 그쳤다. 이 후보가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한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본선은 대의원 14%·권리당원 56%·일반국민 여론조사 30%의 비율로 진행된다. 따라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민주당 전당대회 선거인단 표심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김 후보는 바로 이 점을 짚어 선거 시행세칙이 이재명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 불공정하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30% 반영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층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것은 전체 국민 민심과 동떨어진다는 취지다.

후보의 정견 발표 이전에 권리당원들의 투표가 시작되는 점 또한 불공정한 절차라는 지적이다. 김 후보 캠프의 백왕순 대변인은 지난 15일 "상식적으로 유권자는 후보자의 정견 발표를 듣고 난 후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중앙당 선관위가 결정한 선거 일정은 후보의 정견 발표를 듣지 않고 투표를 시작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인천광역시 권리당원들은 20일 오후 4시부터 시작하는 연설회를 듣기 전인 19일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투표를 한다"면서 "(당 선관위는) 지역별 순회 연설회 일정에 맞춰 개표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지역별 연설회를 다 듣고 나서 투표하고 최종결과는 8·18 전당대회에서 합산 발표해도 충분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종부세 완화·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카드로 중도 확장론을 펴고 나선 데 대해서도 "당 정체성 파괴 행위"라고 비판하며 선명한 대립 구도를 만들어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6일 BBS 라디오에 나와 "불평등과 양극화가 굉장히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종부세와 금투세를 건드리는 것은 당의 세제 원칙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종부세와 금투세는 지켜야 할 원칙"이라면서 "기본을 탄탄하게 지킨 이후에 좀 더 유연하게 할 수는 있지만 뿌리째 흔드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김두관 전 의원(오른쪽)과 이재명 전 대표 ⓒ연합뉴스

오는 18일 시작되는 대표 첫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각자 어떤 차별화 전략을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종부세에 대한 김 후보의 잇따른 공격에도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이 후보는 토론을 통해 입장을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특별한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예정된 재판 일정을 소화하면서 의원들을 비롯한 당내 인사들과 물밑 소통하는 '로 키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적 행보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김 후보와 달리 '타이틀 방어전'을 하는 입장이기에 나오는 여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대중 대통령 때와 거의 비슷한 현상이 지금 민주당에 나오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정대철 헌정회장, 그리고 작고하신 김상현 전 의원과 경선을 했었는데 그때도 비주류가 한 30~40%가 있었다"면서 "이번에도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될 수 있는 좋은 경쟁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MBN 유튜브채널 《나는 정치인이다-주간 이철희》에서 "김 전 의원은 동네 이장부터 올라온 사람 아니냐. 나름 신화를 갖고 있으신 분이고, 도전해 오면서 자기 삶을 개척하는 분이라고 하면 이렇게 (당권에) 도전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 득표율과 관련해 "저는 잘 맞추지 못한다"면서도 "(지난 번 전당대회 당시 )박용진 후보보다는 더 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