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그냥 못 봐" 연돈 논란에 폭우 뚫고 달려온 홍콩반점 사장님들
"여기 더본코리아 가맹점 수년씩 한 점주들이다. 우리도 점주인데 전가협(전국가맹점협의회)은 일부(연돈볼카츠 8개점) 이야기만 하면서 점주들을 편가르기 하고 있다."
17일 홍콩반점·빽다방·역전우동 등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의 가맹점주들이 서울 서초구 전가협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호소했다. 이날 현장에는 폭우를 뚫고 강원도와 전라도, 부산, 울산 등 전국 방방곳곳에서 50여명의 점주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가맹점주들을 위한다는 전가협의 악의적인 언론 보도(플레이)와 갈등 조장 때문에 열심히 운영 중인 선량한 가맹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다른 가맹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일부 목소리만 대변하는 전가협의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모인 50여명의 점주들은 최근 논란으로 더본코리아 산하 다수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장 점포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추후 매장 양도·양수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김포에서 '홍콩반점'을 운영 중인 이인영 홍콩반점 점주협의회 회장은 "최근 열흘새 가맹점들의 매출이 10%에서 많게는 40% 감소했다"며 "우리는 (더본코리아) 점주가 아닌지, 대체 누굴 위한 전가협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심각하다고 했다. 일례로 자영업자들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더본코리아 브랜드는 믿고 거른다"는 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협의회장은 "내 매장은 내 자산인데 전가협 때문에 내 자산가치가 깎이고 있다"면서 "저희(가맹점주) 자산을 깎아버리는 (전가협) 행동을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나오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그는 전가협 측이 더본코리아 산하 가맹점 존속연수를 3년으로 계산한 데 반박했다.
이 협의회장은 "예전에 한남동에서 홍콩반점을 7년 하다가 매장을 양도양수하고 지금 김포로 넘어와서 또 7년째 하고 있는데 운영기간을 14년으로 합하지 않고 중간에 폐점으로 치더라"면서 "다른 분들도 집안 사정 때문에 양도양수하고 자리를 옮기면서 오래하셨는데 다 폐점으로 쳤더라"고 오류를 지적했다.
또 더본코리아 가맹점들의 매출액이 낮아졌다는 지적 역시 빽다방, 연돈볼카츠 등 소형·소자본 창업 아이템이 많아졌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봤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안 챙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어불성설'이라면서 "나는 매출이 떨어질 때마다 슈퍼바이저들이 여러 명 출동해 신메뉴를 내놓고 주류 판매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주더라"면서 "신메뉴도 일괄 똑같이 내놓는게 아니라 지역별, 매장 특성에 맞춰서 내준다"고 말했다.
'빽다방'을 동대문과 종로, 장안동에서 3곳 운영하고 있다는 윤주영 점주도 "폐점률이나 매출 같은 걸 자기들(전가협)만의 주장으로 잘못된 통계를 내놔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위생 점검도 구청에서 나오는 것보다 본사 점검이 더 까다로울 정도로 본사 관리가 절대 소홀한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본사 관리가 안되면, 우리 같이 여러 개 매장 하는 점주들이 왜 나오겠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전가협 측이 제대로 사과하고 보상안을 마련할 때까지 항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돈볼카츠' 논란은 일부 점주들이 본사에 최소 수익 보장을 요구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단체행동에 나선 것을 한 매체가 보도하면서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연돈볼카츠 점주 8명과 전가협은 더본코리아가 '월 예상 매출액을 3000만원 이상으로 제시해 점포를 열었지만, 실제로는 (매출이) 그 절반 이하인 1500만원 남짓에 불과했다'면서 점포당 일정액의 손해액을 배상할 것을 본사에 요구해왔다.
그러면서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들의 가맹점 영업기간이 평균 3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더본코리아 매출이 9배(2010~2023년) 늘어나는 동안 가맹점 매출은 56% 역성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 측은 본사 매출 증가는 가맹사업 외에 유통사업, 호텔 사업 등의 매출이 더해진 영향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본사 산하 가맹점의 평균 존속 기간은 8.7년이고, 신규 브랜드를 제외하면 평균 14.6년으로 훨씬 길다고 밝힌 바 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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