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살리기' 큰걸음 뗀 SK…'BBC에서 ABC로' 리밸런싱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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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가 17일 합병을 결의하면서 SK(034730)그룹의 ABC(AI·배터리·반도체) 리밸런싱 작업이 큰 산을 넘었다.
80조 원의 재원을 마련하기로 한 AI·반도체 사업에 더해, 적자 행진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SK온도 재원 확보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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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SK트레이딩인터-SK엔텀 합병도 의결…SK온 재무구조 개선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가 17일 합병을 결의하면서 SK(034730)그룹의 ABC(AI·배터리·반도체) 리밸런싱 작업이 큰 산을 넘었다. 80조 원의 재원을 마련하기로 한 AI·반도체 사업에 더해, 적자 행진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SK온도 재원 확보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양사 이사회를 통해 의결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ABC의 한 축인 '배터리' 제조 업체 SK온을 살리기 위한 조치다.
앞서 SK그룹은 2022년 배터리와 바이오, 반도체 사업 등 'BBC'를 그룹을 이끌 핵심 사업으로 꼽고 같은 해 확대경영회의(현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투자 계획을 구체화한 바 있다.
반면 올해 6월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선 AI와 반도체 투자 계획 마련과 SK온 회생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되면서 그룹의 투자 축이 BBC에서 ABC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글로벌 산업의 핵심 화두이자 급성장이 예상되는 AI 산업에 대한 확실한 투자와 기술 경쟁을 통해 주도권을 확보하는 한편, 수익성이 받쳐주지 못하는 바이오 사업은 내실 경영을 통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SK그룹은 2026년까지 80조 원의 재원을 확보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 등 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총 103조 원을 투자하고, SK 수펙스추구협의회에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위원장을 맡는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반도체 밸류체인 강화도 도모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 도중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미국에선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고 강조하는 한편,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연쇄 회동하며 AI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에 직접 공을 들이기도 했다.
여기에 배터리 계열사 SK온이 자금 수혈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ABC라는 세 축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삼을 재원 마련 방안의 밑그림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 구간을 맞이하면서 SK온은 10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2분기 역시 적자를 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반면 이날 SK이노베이션과의 합병이 결정된 SK E&S는 지난해 매출액 11조1700억 원, 영업이익 1조3320억 원을 기록, 영업이익률이 11.9%에 달하는 캐시카우로 꼽힌다. SK E&S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이 SK온의 자금난 해소에 나설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날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안과 더불어 의결된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의 합병 역시 SK온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다.
원유 및 석유제품 전문트레이딩 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48조9630억 원, 영업이익 5746억 원을 올린 알짜 기업이다. 탱크터미널 사업을 벌이는 SK엔텀도 지난해 매출 2576억 원을 기록했으며 안정적인 수익이 전망된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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