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일상화된 극한호우…S자 도로가 위험하다

박진영 2024. 7. 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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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앵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비가 오는 극한 호우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극한 호우는 하천과 인접한 곡선도로를 파손해 인명 피해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KBS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점검해봤습니다.

먼저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하루 250밀리미터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예천.

하천 옆 도로가 무너져내렸습니다.

당시 캄캄한 새벽에 차량을 이용해 긴급 대피하던 노부부가 파손된 도로를 발견하지 못하고 하천으로 추락해 숨졌습니다.

지난해 도로가 붕괴된 장소입니다.

극한호우로 급격히 유속이 빨라지면서 이 도로의 중앙선까지 모두 무너져 버렸습니다.

이곳에서 불과 5분 거리의 도로도 빠른 유속을 견디지 못하고 칼로 잘라 낸 듯 단면이 끊어졌습니다.

모두 하천과 맞닿아 있는 S자 곡선도로에서 생긴 일입니다.

시간당 50밀리미터 이상의 극한 호우로 하천 유속이 빨라지면서 인접한 곡선도로와 지반이 침식돼 붕괴로 이어지는 겁니다.

[이영재/경북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이게 직선하천이면 물이 그대로 내려가지만, 강력해진 폭우의 증가된 에너지가 우측으로 갈 수밖에 없으니까 우측의 도로가 파손이 되는 겁니다."]

강한 유속으로부터 도로를 보호해줘야 할 하천 제방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방은 통상 80년 빈도의 강수량을 기준으로 설계되는데, 최근 내리는 비의 양이 이 범위를 뛰어넘고 있는 겁니다.

[이영재/경북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완만한 S자 곡선에도 불구하고, (하천이) 도로를 침범했다고 하는 것은 그 당시 게릴라성 폭우가 얼마나 강력했는가를 해석할 수밖에 없는 거죠."]

하천변 곡선도로는 직선 도로보다 파손 규모가 크고 운전자 시야를 가려 인명피해 가능성이 큰 상황.

사고 예방을 위한 전반적인 시설 점검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인푸름·김현정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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