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장, 올림픽 9일 앞두고 수질 논란 센강 ‘입수’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4. 7. 1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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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폐수로 수영 금지 100년여만
철인 3종 수영 경기 등 열릴 예정
17일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강물의 수질이 괜찮다는 것을 직접 입증하기 위해 센강에 뛰어들었고, 강에서 물이 깨끗함을 강조하려는 듯 웃어 보이기도 했다. /AFP 연합뉴스

파리 올림픽 개막을 9일 앞둔 17일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직접 센강에 뛰어들어 수영을 해 보였다. 센강 수질이 수영을 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음을 몸소 증명하려는 것이다. 프랑스 매체들은 “수영 금지 100여 년 만의 역사적 입수(入水)”라면서도 “시장이 뛰어들었다고 수질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달고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관광객이 많이 찾는 마레 지구 인근 ‘브라 마리’ 강둑에서 토니 에스탕게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장, 피에르 라바당 올림픽 담당 부시장 등과 함께 강물에 뛰어들었다. 그는 팔과 종아리가 드러난 5부 전신 수영복과 물안경을 착용하고 5분여간 강물에 머물며 수영을 했다. 파리 시민 1000여 명이 강가로 몰려나와 이를 지켜봤다. 그가 물에서 나오자 아마추어 수영 선수 10여 명이 뒤이어 센강에 뛰어들었다.

파리 올림픽은 파리의 유서 깊은 명소들을 주요 종목 경기장으로 활용한다. 센강도 그중 하나다. 철인 3종 중 수영과 야외에서 10㎞를 헤엄치는 마라톤 수영이 센강에서 열린다. 철인 3종에는 금메달 3개(남·여 개인 및 혼성 계주), 마라톤 수영에는 2개(남·여 개인)가 걸려 있다. 금메달 5개가 센강에서 나오지만 수질 오염 때문에 경기장으로 부적합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센강은 한 세기 전인 1923년부터 수영이 금지됐다. 센강 상류의 산업 폐수와 파리시의 생활 오수가 그대로 강에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후 오폐수 처리장 건설 등 여러 노력이 있었으나 큰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다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2017년 시 당국과 조직위원회가 올림픽의 수영 경기 일부를 센강에서 열기로 하고, 대대적인 수질 개선 작업을 벌였다. 초대형 빗물 저수조 건설 등 15억유로(약 2조2500억원)를 쏟아부었다.

프랑스 파리 시(市)가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서 철인3종·마라톤 수영 경기를 센강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힌 이후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질이 나빠 1923년부터 수영을 금지해온 센강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다. 비난이 커지자 17일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강물의 수질이 괜찮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센강에 뛰어들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달고 시장은 당초 지난달 23일 센강에 뛰어들기로 했다가 당시 센강 유량이 크게 늘면서 수질이 나빠지고 유속도 빨라져 일정을 연기했다. 유럽연합(EU)은 강물 내 대장균 등 각종 균의 농도가 일정 수준 이하가 되어야만 수영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센강 수질은 최근 10여 일간 이 기준을 간신히 통과했다. 이에 지난 14일 아멜리 우데아카스테라 프랑스 체육부 장관이 한발 앞서 센강에 뛰어들어 직접 수영을 해 보였다.

이달고 시장은 이날 “수년간의 노력 끝에 센강이 다시 수영 가능한 강으로 되돌아왔다”며 “올림픽 후에도 센강 수영을 허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이 생각보다 훨씬 좋다”고도 했다. 파리시는 올림픽 기간 ‘열린 문화 올림픽’의 일환으로 파리 시내 세 곳에 강수욕장을 열어 파리 시민들이 무료로 센강 수영을 즐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다만 수질이 다시 악화할 경우 경기는 실내 수영장에서 열고, 강수욕장 개장은 취소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센강 수질에 대한 비관론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 센강 근처에 나타난 수십 명의 시위대는 “여전히 변이 떠다니는 강에서 무슨 수영이냐” “차기 대선에 또 출마하려는 안 이달고의 정치적 쇼”라고 비난했다. 이달고 시장은 2022년 대선에서 사회당 소속으로 나왔다가 1.74%의 득표율로 참패했다. “센강 수질 개선에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이달고 시장이 입수하는 날 센강 강가에서 용변을 보겠다(#JeChieDansLaSeine)”는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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