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세론 뜨자…바이든에 투자한 국내 기업은 초긴장

전슬기 기자 2024. 7. 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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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확대 등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이며, 보편적 기본관세 도입 등 보호무역 강화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언급하면서 "그들(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가기는 했다"고 말한 것을 보면,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지원금을 미국 기업에 몰아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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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차전지·자동차·반도체 등
트럼프 보호무역 강화 예고에 고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오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확대 등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이며, 보편적 기본관세 도입 등 보호무역 강화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조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따라 투자를 늘린 국내 이차전지·반도체·완성차 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자동차 100%를 전기차로 할 수 없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한 인터뷰에서 “자동차 100%를 전기차로 할 수는 없다. 그들은(바이든 행정부)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엄청난 양의 보조금(IRA·아이알에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알에이를 통해 전기차 확대를 추진해온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알에이부터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8월부터 시행한 아이알에이는 미국 내에서 만든 배터리·전기차에 한정해 보조금(소비자)과 세액공제(기업)를 주는 제도다. 엘지(LG)에너지솔루션, 에스케이(SK)온, 삼성에스디아이(SDI) 등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은 이 제도를 지렛대 삼아 미 현지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폐지보다 축소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중론이다. 공화당 강세 지역도 아이알에이에 기반한 투자가 늘어나는 등 수혜를 입고 있어서다. 유승민 삼성증권 지정학분석팀장은 “아이알에이 폐지는 입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주별 이해가 다르고 공화당이 의회를 압도적으로 지배하지 못한다면 폐지 추진은 어렵다”며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행정명령으로 아이알에이 효과를 축소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5월 낸 보고서에서 “아이알에이 변화가 가시화되면 우리 배터리 산업은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대미 자동차 무역 흑자 ‘부메랑’

현대차·기아도 미 대선 영향권에 놓여 있다.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타깃’으로 해외 완성차 업체를 삼을 수 있어서다. 지난해 대미 자동차산업(완성차·전기차·부품) 수출은 453억달러로 4년 전(223억달러)에 견줘 103% 늘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재집권 시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이 ‘보편적 관세 대상 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으로의 완성차·전기차 수출은 기본관세가 2.5%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해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무관세 협정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미-중 경쟁 속 반도체 영향은 제한적

미-중 전략경쟁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은 미국 정부의 지원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을 견제하고 반도체 산업을 자국 내 유치해야한다는 전략은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서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언급하면서 “그들(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가기는 했다”고 말한 것을 보면,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지원금을 미국 기업에 몰아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아이비케이(IBK)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기업과 그외 기업에 대한 보조금 격차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 한국 기업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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