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비율 1대 1.19 '소액주주 의식'…사모펀드 설득 숙제

최동현 기자 2024. 7. 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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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의 합병비율이 1대 1.191로 확정됐다.

SK E&S의 가치가 높게 책정되면 최대 주주인 SK㈜(지분율 90%)는 합병법인 지분율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기존 SK이노베이션의 소액주주들은 지분율이 낮아져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를 고려한 합병 비율이 책정되면서 반대로 SK E&S의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낮아져 사모펀드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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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 깨고 SK E&S 기업가치 낮춰 책정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SK 제공)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의 합병비율이 1대 1.191로 확정됐다. 이번 합병은 SK그룹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의 핵심이자 SK온의 자금 수혈을 위한 '빅딜'(Big Deal)이었던 만큼, 소액주주들과 재무적투자자(FI)의 반발을 모두 최소화할 수 있는 '황금 비율'을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의 에너지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의결했다. 다음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승인되면 오는 11월 1일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하게 된다. 합병 비율은 SK이노베이션 '1' 대 SK E&S '1.1917417'이다.

재계에 따르면 두 회사 이사회는 이날 늦은 오후까지 '릴레이 회의'를 거듭하며 합병 비율을 최종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증권가에선 합병 비율이 SK이노베이션 '1' 대 SK E&S '2'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당초 예상보다 SK E&S의 기업가치를 대폭 낮춰 잡은 것이다.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이 소액주주 설득을 위해 '대주주의 손해'를 감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 E&S의 가치가 높게 책정되면 최대 주주인 SK㈜(지분율 90%)는 합병법인 지분율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기존 SK이노베이션의 소액주주들은 지분율이 낮아져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역대 최저다. 3년 전 30만 원을 넘겼던 주가는 현재 11만 원대로 급락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5.65% 상승한 11만 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20%가 넘는 소액주주의 반발을 달래는 것이 급선무였다는 분석이다.

남은 숙제는 SK E&S에 약 3조 원을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동의를 얻는 일이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를 고려한 합병 비율이 책정되면서 반대로 SK E&S의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낮아져 사모펀드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KKR이 보유한 SK E&S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3조1350억 원으로, KKR이 이번 합병을 문제 삼아 투자금 중도 상환을 요구할 경우 도시가스사업 등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 자칫 KKR을 설득하지 못하면 합병의 실익 없이 SK E&S의 재무 구조만 악화하는 '악수'(惡手)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KKR의 동의를 얻는 절차가 남았지만, SK 측이 KKR과 사전 논의를 하고 이해를 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합병 협조) 대가로 KKR에 추가 약속을 해줘야 할 수 있다"고 봤다. SK 관계자는 "이사회 논의는 원만하게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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