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값 잡겠다고 대출금리 줄인상… 결국 은행만 좋은 일

2024. 7. 17. 18: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축소하라고 압박하자 시중은행들이 속속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혼합형(고정) 금리를 0.2%p씩 모두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24일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다.

그냥 놔뒀다면 대출금리가 오르지 못했을 텐데 금융당국이 집값 잡겠다고 개입하고 은행이 맞장구치면서 대출금리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축소하라고 압박하자 시중은행들이 속속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혼합형(고정) 금리를 0.2%p씩 모두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24일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역시 22일부터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p 올리기로 했다. 해당 대출상품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이다. KB국민, 우리, 신한은 모두 이달 초순께 한 두 차례 대출금리를 올렸지만, 이번에 다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이다. 다른 은행들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년) 최고금리는 연 3.35~3.45%로 집계됐다. 일제히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것이다. 이달 초 최고금리 연 3.45~3.55%와 비교하면 보름 만에 0.1%p가량 떨어졌다. 시장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금금리가 내려가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자연히 예대마진은 커지고 은행들의 이자수익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물론 금융당국이 집값 상승과 맞물린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해 은행권에 적극적인 대출 관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자장사' 비판이 제기된다. '땅 짚고 헤엄치기' 예대마진 장사로 은행들 주머니만 두둑해지게 됐다. 서민과 자영업자들은 다들 죽을 지경인데 은행만 '나홀로 호황'이다.

그냥 놔뒀다면 대출금리가 오르지 못했을 텐데 금융당국이 집값 잡겠다고 개입하고 은행이 맞장구치면서 대출금리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정부가 멍석을 깔아준 덕분에 은행들은 앉아서 편하게 돈 벌게 생겼다. 이런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차주(借主)들은 예금금리는 떨어지는데 왜 대출금리만 올리느냐고 분통을 터트린다. 대출금리를 올리면 그에 상응해 만큼 예금금리도 올리는게 상식이건만 현실은 딴판이다. 관치(官治) 금리로 인해 은행들은 뒤에서 휘파람을 불고 있다. 결국 은행만 좋은 일 생겼다. 비상식적 예대금리차는 안 된다. 은행들 배만 불리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