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은 재키 찬" 인종차별→사과는커녕 뻔뻔한 입장문... "너네가 과장했어"

박윤서 기자 2024. 7. 17. 18: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 황희찬, 코모 SNS

[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황희찬이 친선경기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가운데 상대 구단의 뻔뻔한 입장문으로 인해 많은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황희찬이 뛰고 있는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세리에A 승격팀 코모 1907과 친선경기를 치렀다. 울버햄튼은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날 경기 결과는 전혀 중요치 않았다.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이 있었다. 후반 23분 코모 선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가했고, 분노한 황희찬의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주먹을 휘둘렀다. 폭력을 쓴 포덴세는 퇴장당했고, 양 팀이 충돌했다. 사건의 피해자 황희찬은 계속 뛸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남은 시간 모두 소화했다.

사진 = 울버햄튼 SNS
사진 = 울버햄튼 SNS

인종차별적 발언에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도 분노했다. 그는 경기 후 "차니(황희찬)는 정말 실망스러운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나는 차니와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경기를 더 뛸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했다. 그는 계속해서 팀에 도움되는 일을 하기를 원했다. 물론 차니는 정말 실망했고, 이를 이해한다. 엄청나게 불쾌한 일을 겪었음에도 더 뛰기를 바랐다. 그는 괜찮을 것이다. 우리는 함께하는 팀이며 우리의 전적인 지지가 있을 것이다. 그가 괜찮은 지도 확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에도 황희찬을 '차니'라고 부르며 아꼈던 오닐 감독도 분노했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듣자마자 상처받았을 황희찬에게 더 뛸 수 있는지 의사를 먼저 물어봤고, 황희찬은 괜찮다고 했다. 오닐 감독은 이와 같은 황희찬의 성숙한 태도에도 박수를 보냄과 동시에 앞으로 전적인 지원이 있을 거라며 황희찬의 편에 섰다.

울버햄튼도 입장문을 냈다. 울버햄튼은 "어떤 형태로든 인종차별이나 차별은 용납할 수 없으며, 결코 방치해서는 안된다. 울버햄튼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 항의를 제출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졌다. 최근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 레알 마드리드 소속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당한 인종차별 피해 등 축구계는 인종차별에 날을 세우고 있다. 그러던 중 일어난 일이라 영국 공영방송 'BBC' 등 거대 언론사들도 이 사건을 조명했다.

사진 = 코모

비난이 빗발치자 인종차별을 가한 코모도 입장문을 냈다. 어떠한 인정도 없는 뻔뻔한 입장문이었다. 코모는 "우리 클럽은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으며 가능한 모든 형태로의 인종차별 모두 비난한다. 우리는 사건이 일어난 후 우리의 수비수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황희찬을 무시해라, 그는 그가 재키 찬(성룡)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라고 했다. 인종차별을 범한 선수가 속한 클럽이 인종차별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코모는 "우리의 선수가 이야기를 나눈 결과, 이는 선수의 이름과 관련된 문제라고 자신하고, 그라운드 위에서 황희찬의 동료들이 '차니'라고 부른 것과 관련 있다고 본다. 우리의 선수들은 그 어떠한 모욕적인 발언도 한 적이 없다고 파악한다"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황희찬의 별명인 '차니'와 재키 찬의 유사성이 있었을 뿐, 인종차별적인 발언은 아니라고 발뺌했다. 동양인을 향해 흔히들 행해지는 인종차별적 발언은 유사한 생김새를 지적하는 것인데, 황희찬을 두고 '재키 찬'이라고 언급한 것은 분명한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인정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책임 소재를 울버햄튼에 돌리고 있었다. 코모는 "우리는 특정 울버햄튼 선수들의 반응에 대해 실망했으며 이는 사건을 더욱 키웠다"라고 했다. 그저 별명과 유사한 발언이었을 뿐인데, 주먹을 휘두르며 신경전을 벌인 울버햄튼 선수들의 행동에 실망했다고 했다. 적반하장의 태도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선수는 어떠한 형태로든 징계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울버햄튼이 적극적으로 항의한 UEFA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UEFA 대변인은 "축구에서 인종차별, 차별 등을 없애기 위한 투쟁은 우리 조직의 우선순위다. 그러나 UEFA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답답한 상황 속 황희찬은 개인 SNS를 통해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삶의 모든 부분에서 참을 수 없다. 사건 발생 이후 코칭스태프와 팀원들이 필요하다면 현장을 떠나겠다고 하며 안부를 확인했다. 다시 한번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하고 싶었고, 해야 할 일을 했다. 마지막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라고 했다.

경기 중 황희찬을 걱정한 오닐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 직접 자신의 일처럼 나서준 동료들이 있었다. 피해자인 황희찬이 입장문을 발표하며 감사를 표했으나 아직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울버햄튼은 다음 단계를 밟을 계획이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