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남방큰돌고래의 잇따른 죽음…"제주 바다의 경고"
[앵커]
멸종 위기에 처한 제주 남방큰돌고래 새끼가 또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지난 1년여간 제주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는 확인된 것만 10마리가 넘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6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앞바다입니다.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죽은 새끼 돌고래를 물 밖으로 연신 밀어 올립니다.
죽은 새끼는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지만, 어미는 지느러미에 끼고 놓지 않습니다.
떨어지면 다시 주둥이에 태웁니다.
이 돌고래를 선두로 여러 마리의 돌고래 무리가 뒤따릅니다.
마치 죽은 동료를 위한 장례 행렬처럼 보입니다.
다큐제주와 제주대 돌고래 연구팀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11마리의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촬영하거나 제보받았습니다.
그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습니다.
<오승목 / 다큐제주 감독> "어미가 옆에서 진짜 철두철미하게 돌보고 있는 상황인데… 문제는 태어나자마자 이제 바로 죽어버리는 이런 상황들은 되게 안타까운 상황이죠."
어미 돌고래와 나란히 유영하는 새끼 돌고래도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새끼 한 마리의 꼬리에는 어구와 해초가 달려 있습니다.
구조단이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낚싯줄 제거에 나섰던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입니다.
새끼 돌고래의 잇단 폐사와 폐어구에 시달리는 돌고래.
제주 바다가 보내는 경고입니다.
<김병엽 / 제주대학교 교수> "우리 남방큰돌고래 같은 경우는 이제 하나의 깃대종으로 어떤 지표적인 역할을 하는 거죠. 새끼가 죽어 나간다는 거는 생태계에 굉장한 어떤 위험 요소가 이제 들이닥치고 있다는 거죠."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현재 개체 수가 줄어 120여 마리만 관찰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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