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형주 4일만에 10% 급등…AI주에서 갈아타야 하나[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4. 7. 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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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의 기조가 지난 11일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11일은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발표된 날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그간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 특히 AI(인공지능) 수혜주들이 주춤한 반면 그간 주가 흐름이 부진했던 비기술주와 중소형주는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CPI 발표 이후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술주에서 비기술주로,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본격적인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더 높기 때문에 금리 인하시 상대적으로 수혜가 더 큰 것으로 평가 받는다.

러셀2000지수 최근 3개월 추이/그래픽=최헌정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4거래일간 대형주 지수인 S&P500지수는 0.6% 오른 반면 소형주로 이뤄진 러셀2000지수는 10.3% 급등했다.

또 같은 기간 동안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0.7% 떨어진 반면 미국 증시 3대 지수 가운데 기술주 비중이 가장 낮은 다우존스지수는 3.1% 상승했다.

하지만 올들어 상승률은 S&P500지수가 18.8%, 나스닥지수가 23.3%에 달하는 반면 다우존스지수는 8.7%, 러셀2000지수는 11.7%로 상대적으로 낮다.

지난 6월 CPI 발표를 계기로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폭 높아지면서 비기술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따라잡기가 시작되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주식 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16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역사적으로 금리 인하는 소형주에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소형주는 대출의 30%가량이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 비용이 줄어 순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형 기술기업에 기대되는 프리미엄 성장폭은 앞으로 좁아질 수 있다"며 "이는 일반 기업보다 대형 기술기업의 매출액 성장률과 이익률 전망치가 더 높은데 이 높은 수준이 낮아질 것이란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 기업 대비 더 높은 성장률의 폭이 좁아지면 대형 기술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다소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의 기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형주 투자와 함께 떠오르는 방법이 인베스코 S&P500 동일 비중 ETF(RSP) 투자다. S&P500지수는 시가총액에 따라 편입 기업들의 비중이 달라진다. 하지만 RSP는 시총에 관계없이 500개 편입 기업에 동일한 비중을 부여한다.

S&P 동일 비중 ETF 최근 3개월 추이/그래픽=최헌정


RSP는 시총 비중이 높은 매그니피센트 7 종목에 덜 투자하는 대신 시총 비중이 낮은 나머지 기업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야누스 핸더슨은 최근 보고서에서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준으로 시총 비중 S&P500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인 반면 S&P500지수의 동일 비중 버전은 선행 PER이 16배로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같은 PER 차이는 "대형 기술주가 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포케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최근 소셜 미디어 엑스(X)에 "S&P500 동일 비중 지수에 대한 생각은?"이라며 "확실히 오랫동안 바닥을 다지는 통합 과정을 거쳤으니 마침내 더 높이 올라갈까"라고 반문했다.

S&P500지수는 올들어 18% 이상 올랐지만 S&P500 동일 비중 지수는 올들어 7.6% 오르는데 그쳤다.

S&P500 동일 비중 지수는 소형주 지수는 아니지만 180개 메가캡 비중이 3분의 1가량으로 80%가 넘는 S&P500지수에 비해 크게 낮다. 따라서 S&P500지수보다는 금리 인하시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 인하 때 부양 효과를 크게 받는 부동산과 유틸리티 업종의 비중도 S&P 동일 비중 지수는 13%로 5%에 불과한 S&P500지수보다 높다.

부동산 업종은 올해 S&P500지수 내에서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지만 금리 인하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또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수익률이 하락해 상대적으로 높은 부동산과 유틸리티의 배당수익률이 강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부동산은 배당수익률이 3.4%, 유틸리티는 3.1%다.

한편, 17일에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의 실적이 AI 수혜주를 중심으로 기술주 투심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8일에는 대만의 파운드리회사인 TSMC가 실적을 발표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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