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은 “NO” 했는데···‘국내 투수 최초’ 양현종, 피치컴 전격 착용 등판[스경x현장]
KIA 에이스 양현종이 피치컴 시험을 자청하고 나섰다.
양현종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 경기에 양현종은 피치컴 수신기를 착용하고 출전했다.
포수 한준수가 송신기를 차고, 유격수 박찬호와 2루수 김선빈, 중견수 최원준이 양현종과 함께 수신기를 착용했다.
피치컴은 투수와 포수의 사인 교환을 돕는 장치다. 사인을 입력하는 송신기와 그 사인을 음성으로 듣는 수신기로 세트 구성돼 있다. 송신기에는 9개의 버튼이 있다. 사전에 설정된 구종과 투구 위치 버튼을 순서대로 입력하면 수신기를 통해 음성으로 전달된다.
송신기는 투수나 포수만 착용하고, 수신기는 투·포수와 함께 야수 3명까지 착용할 수 있다. 포수는 상대 타자가 음성을 듣지 못하게 이어폰으로, 투수는 모자에 부착된 장비로 음성을 들을 수 있다.
피치클록 정식 도입을 추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메이저리그에서 사용되는 피치컴을 도입해 10개 구단에 배포하고 지난 16일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첫날인 16일 KT가 적극 받아들여 처음 사용했다. 포수 장성우가 송신기를 착용하고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이 수신기를 착용했다. 벤자민은 미국에서 피치컴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 한화도 17일 창원 NC전부터 바로 사용하겠다고 했다.
그 외 구단들은 적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송신기 버튼이 9개나 돼 적응 단계를 거치지 않고 실전에서 바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KIA 역시 이범호 감독이 “장비를 보니까 연습을 거치지 않으면 도저히 경기에서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버튼 이름도) 적혀 있지 않아 숙지하고 감각적으로 눌러야 되고, 사인을 듣고 직접 내고 다 해야 되니까, 우리는 최대한 연습해서 완벽히 숙지될 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별로 시험해보고픈 의지를 드러내기도 한다. 양현종이 그런 케이스다. 현재는 피치클록을 시험운영 중이고 피치컴 사용도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내년에 피치클록이 정식도입되면 피치컴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미리 적응하기 위해 실전에서 써보겠다는 의지를 양현종이 드러냈다. 포수와 함께 투수도 송신기를 착용할 수는 있지만 이날 양현종은 수신기만 착용했다.
두산 국내 에이스 곽빈도 이날 훈련을 통해 두산 투수 중 처음으로 피치컴을 사용했다. 시즌 중 실전에서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던 이승엽 두산 감독도 “권하지는 않겠지만, 선수가 원하면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각자 성향이나 생각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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