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찾은 日 순정만화 전설 "이순신·안중근도 일본에 소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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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을 동경하는 일본인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인은 어떻게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는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베르사유의 장미'를 한국에서 춤과 노래가 함께하는 뮤지컬로 어떻게 만들었을지 기대가 큽니다."
일본 순정만화계의 전설로 불리는 만화가 이케다 리요코(77)가 자신의 대표작을 무대로 옮긴 한국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기 위해 16일 한국을 찾았다.
이케다 리요코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프랑스 혁명을 다룬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로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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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만든 뮤지컬 관람 위해 16일 내한
역사 소재 순정만화, 편견 깨고 반세기 인기
"문화는 교류 통해 형태 바꿔 이어지는 것"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K팝을 동경하는 일본인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인은 어떻게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는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베르사유의 장미’를 한국에서 춤과 노래가 함께하는 뮤지컬로 어떻게 만들었을지 기대가 큽니다.”
개막공연 관람 전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이케다 리요코는 “52년 전 발표한 작품을 지금까지 기억해주고 사랑해주면서 한국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 작가로서 큰 기쁨을 느낀다”며 “방금 대기실을 지나왔는데 이탈리아 공연에서 볼 것 같은 멋진 의상이 많아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케다 리요코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프랑스 혁명을 다룬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로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작가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자로 살아가야 했던 ‘오스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프랑스 혁명 격변기에 피어난 비극적 사랑, 그리고 인간애를 다뤘다. 1972년 일본에서 첫 연재 이후 누적 20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일본, 한국, 대만은 물론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베르사유의 장미’의 인기 요인 중 또 하나는 바로 주인공 ‘남장여자’ 오스칼에 있다. 70년대에 ‘남장여자’ 캐릭터의 등장은 그야말로 신선했다. 이케다 리요코는 “프랑스 혁명 때 왕실에서 군대에서 민중으로 돌아선 의병대를 그리고 싶었다”며 “젊은 군인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잘 몰라서 주인공 오스칼을 여자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역사도 공부했다. 자신의 저서 ‘역사의 그림자 속 남자들’에는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쓰기도 했다. 이케다 리요코는 “역사 속에서 일본과 한국이 이어지는 부분을 조사하고 글을 썼다”며 “일본어에는 옛 한국어의 흔적도 많이 남아 있는데 지금 일본의 젊은 세대는 이를 잘 모른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K팝과 K드라마가 큰 인기이고, 한국에선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일본 가수 겸 배우 마츠다 세이코의 히트곡 ‘푸른 산호초’를 불러 화제가 됐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도 그 연장선에 있다. 이케다 리요코는 “문화는 서로 교류를 쌓아가며 좋은 점을 꺼내 이어가는 것”이이라며 “문화는 서로 왔다갔다 하며 형태를 바꿔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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