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 여사 사과” 국힘 후보 모두 촉구, 변명 말고 진실 밝혀야

한겨레 2024. 7. 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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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6일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3차 방송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일제히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후보들은 17일 시비에스(CBS) 토론회에선 모두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민심 이반을 부른 것은 물론, 총선 당시 사과 여부를 논의한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또 다른 파장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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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 인천 경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 촬영을 위해 자리를 잡고 있다. 왼쪽부터 한동훈,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후보.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이 일치했다. 김 여사는 최근 명품백 문제를 아랫사람의 ‘깜빡’ 실수 탓으로 떠넘기고, 검찰을 향해 ‘소환 불가’ 메시지를 내는 등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다.

지난 16일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3차 방송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일제히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동훈 후보는 이미 여러차례 대통령실에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며 “국민들이 그것(사과)을 바라고 계신다”고 했다. 나경원 후보는 “지금이라도 사과하는 것이, 오히려 저희가 털어버리고 간다는 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했고, 원희룡 후보는 “사과를 하면 국민들도 마음을 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후보도 “국민적 마음을 어루(만져) 주셔야 한다”고 했다. 전날 지지자 간 폭력 사태가 벌어질 만큼 후보 간 공방이 치열하지만, 사과 필요성에는 뜻을 함께하는 것이다. 후보들은 17일 시비에스(CBS) 토론회에선 모두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법 앞에 예외가 없고,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장면이 공개된 이후, 명품백 논란은 국정의 블랙홀이 된 상태다. 민심 이반을 부른 것은 물론, 총선 당시 사과 여부를 논의한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또 다른 파장을 낳고 있다. 총선 앞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았지만, 대통령실과 친윤석열계(친윤) 인사를 중심으로 ‘사과 불가’ 주장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김 여사를 정치 공작의 피해자로 규정하며 “사과하는 순간 민주당이 들개처럼 물어뜯을 것”(이용 전 의원)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질 당시 이른바 ‘태블릿피시’ 보도에 사과했다가, 지지율이 급락하고 탄핵까지 이어졌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사과’ 때문이 아니라,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이라는 실체적 진실 때문이었다. 김 여사 쪽은 명품백 논란을 ‘반환 지시를 깜빡한’ 행정관 실수로 몰아가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서 빠져나가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런 꼼수를 국민이 모르지 않는다. 사과 없이 ‘버티기’로 일관하다 종결지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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