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을 바라보는 16개의 시선…아포리즘의 정수 '드립'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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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곁에 있어 줄게'는 류기인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열여섯 명의 공저자와 함께 소년재판과 위기 청소년을 바라보는 법원 안팎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2023년 한 해 동안 창원지법 소년부에 접수된 사건만 2400건이 훌쩍 넘는다.
법원 소년부 참여관과 조사관, 청소년회복센터 관계자와 정신심리전문가 국선보조인 등 모두 하나같이 부모보다 더 가까이 밀착해 보호소년들을 만나고 아이들의 속얘기에 귀 기울이면서 함께 울고 웃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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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곁에 있어 줄게'는 류기인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열여섯 명의 공저자와 함께 소년재판과 위기 청소년을 바라보는 법원 안팎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2023년 한 해 동안 창원지법 소년부에 접수된 사건만 2400건이 훌쩍 넘는다. 월평균 200여 건의 소년사건을 하나의 재판부에서 판사 한 명이 감당하고 있을 정도로 고된 업무이기도 하다.
소년재판, 소년사건에는 담당 판사 한 사람만이 아니라 여러 기관과 관계자가 그물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법원 소년부 참여관과 조사관, 청소년회복센터 관계자와 정신심리전문가 국선보조인 등 모두 하나같이 부모보다 더 가까이 밀착해 보호소년들을 만나고 아이들의 속얘기에 귀 기울이면서 함께 울고 웃는 이들이다.
뉴스를 통해 청소년 소년범, 촉법소년 이슈를 접하는 사람들은 사건 결과만 보면 혀를 끌끌 차거나 혐오를 느끼는 경우가 다반사다. 미숙한 청소년들이 저지른 범죄라는 점에서 비난의 화살은 더 날카롭다.
각종 경로를 통해 수집된 자료들이 하나로 모이는 소년부 판사실 책상 위에 기록들이 펼쳐지는 순간, 활자들은 영상이 되어 재생된다. 소년과 보호자의 목소리, 보호관찰소와 소년원, 비행예방센터와 경남아동청소년상담교육센터, 국선보조인 선생님의 목소리가 입체적으로 들린다. 판사는 그 목소리들을 천천히 재생해 본다. 자세히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떨 때는 잠시 멈춘다. 소년과 보호자, 선생님의 안타까운 호흡이 그대로 전해진다. 개별 사건들, 소년들은 모두 사연이 있다.
책은 소년재판에 참여하거나 보조하는 이들의 시선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청소년 위탁보호기관 센터장, 소년부 정신심리전문가 국선보조인, 법원 참여관과 조사관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이들의 숨겨진 아픔과 속내를 맞닥뜨리며 경험한 이야기를 진득하게 풀어낸다.
대표 저자인 류기인 부장판사가 전하는 말이다.
"사실 어느 한 아이도 남의 아이라고 나 몰라라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어떤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우리의 아이들입니다. 때로 우리 눈에는 성에 차지 않는 경우가 있을지라도, 그 아이들 모두가 바로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그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 주고 함께 곁에 있어 준다면, 우리의 미래와 미래의 우리는 더 밝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류기인 외 지음 | 온기담북 | 312쪽
'가벼운 고백'은 인기 칼럼니스트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첫 단문집으로 2007년부터 2024년까지 17년간 써 내려간 문장을 선별해 엮은 단문 365편이 담겼다.
군더더기 없이 날렵한 문장에 인간사와 세상사를 날카롭게 가로지르며 유머러스하면서도 예리하게 정곡을 찌르는 특유의 아포리즘과 '성찰적 드립'을 맛볼 수 있다.
"취약함은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인간의 특징이다. 인간성을 발견한다는 것은 곧 인간의 취약함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취약하므로, 인간에게는 울어도 될 것이 필요하다. 그곳을 성소惺所라고 부른다."
"안 좋은 일 때문에 놀랄 때마다, 놀라는 자신을 보고 한 번 더 놀란다. 삶에 이토록 은연중 기대하는 것이 많았다니!"
저자는 "삶은 종종 부조리와 경이를 간직한 모호한 현상이므로, 때로는 구름을 술잔에 담듯 삶을 담아야 하며 드립은 바로 언어로 된 그 술잔"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드립을 통해서만 표현되는 생의 진실을 음미하며 다사다난한 일에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살아가자고 독자를 격려한다.
권태와 한계에 이르렀다고 고개를 숙일 때 즈음, 한숨이 삐어져나올 때 즈음, 자기 단련과 성찰의 순간을 드립으로 채워보자.
김영민 지음 | 김영사 |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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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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