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과 크리처 구현이 '윈윈'하고 있을까?[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 제작발표회와 '〈스위트홈〉 시작부터 피날레까지의 여정' 행사가 17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LL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스위트홈'의 시즌3는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생존을 건 처절한 사투를 그린다. 신인류의 탄생으로 대서사의 피날레를 장식할 파트다. 오는 19일 공개된다.
이 자리에 참가한 이응복 감독은 "나도 설렌다. 시즌1, 2에 헤어졌던 사람들이 조우하면서 많은 게 돌아온다. 재미도 돌아왔으면 좋겠다"면서 "시즌2에서 기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고 시즌3는 최선을 다해 마무리지었다.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편상욱 역의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 진영, 유오성, 오정세, 김무열, 김시아 등 출연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지금까지 펼쳐진 스토리들이 모아지면서, 캐릭터들이 감정이나 능력의 변화를 겪으면서 마무리 되는 피날레 지점에 시청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
탁상사 역의 유오성은 "탁상사는 불안과 혼란의 과정을 겪고 위치가 변화된다. 오리지널에 출연했던 후배 배우들의 도움을 받아 스위트홈 시즌2, 3를 함께 했다"면서 "개인적으로 '스위트홈'은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의 한국형 버전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오 넷플릭스 콘텐츠팀 디렉터와 하정수 넷플릭스 프로덕션팀 총괄이 참가한 가운데,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토크가 열렸다.
'킹덤' '스위트홈' '인간수업' '수리남' '지옥' '기생수 더 그레이' 시리즈 등을 담당했던 이기오 디렉터는 콘텐츠를 선별하고 제작자들을 서포트하는 CP다. '옥자' '킹덤' 등을 맡은 하정수 총괄은 편집, 색보정, 더빙자막, VFX, 음악 등 후반작업을 포함해 프로덕션을 총지휘한다.
이들은 ▷1장, 〈스위트홈〉의 시작 #이야기 #버추얼프로덕션 #솔루션 ▷2장, 〈스위트홈〉 도전, 성취, 최초 시도 #신인발굴 #크리처장르 #시즌제 #슈퍼바이저 도입 ▷3장, 〈스위트홈〉 그리고 앞으로! #프리프로덕션 #리터닝시즌 #그로우크리에이티브라는 소주제로 토크를 이어갔다.
이기오 디렉터는 "평범한 사람이 욕망이 반영된 괴물이 된다는 원작이 흥미로왔다. 잘만 하면 재밌는 작품이 나오겠다"고 했다. 이어 "다른 건 대개 크리처가 하나인데, 이건 각자의 스토리가 있고, 모습과 감정이 다르다. 스토리마다 크리처가 다르다. 작품은 하나인데 여러 작품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정수 총괄도 "'킹덤' 이후 VFX가 이렇게 많은 건 처음이었다. 도전과 경험에서 쌓인 노하우로 인해 이제 기생수나 경성크리처도 자신있게 나오는 듯 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야기의 힘이 우선이면서도 크리처 구현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하정수 총괄은 "중요한 건 스토리이지만, 결국 경쟁력은 이야기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이런 인프라를 구축하느냐다. 창작자들이 이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종이에 마음껏 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기오 디렉터도 "넷플릭스 덕분에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를 세상에 내보낼 수 있다. 한국 콘텐츠가 재미있는지를 발굴하고 열심히 선보이겠다"고 했다.
하고싶은 이야기를 크리처 장르 등으로 넓히고 싶은 욕망은 좋다. 하지만 크리처물이나, 시즌제가 항상 좋은 반응을 얻은 것만은 아니다. '경성커리처'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D.P.'는 시즌2가 시즌1보다 못하다.
'스위트홈'은 시즌1은 좋았다. 새로운 크리처가 나올 때마다 움찔하면서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즌2는 장기화된 괴물화 사태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조명하며 밖으로 나와 생존자들을 따라가면서 세계관을 확장했음에도 국내외 매체들로부터 혹평이 쏟아졌다.
크리처를 만드는 이유는 캐릭터의 흐름이나 특성을 잘 드러나게 해 매력화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가장 먼저 괴물이 됐지만 '모호한 괴물' 현수(송강)와 편상욱(이진욱) 등 메인 캐릭터들도 별로 보이지 않았고, 괴물 아이를 낳은 서이경(이시영)과 오빠 은혁(이도현)을 계속 찾아만 다니는 이은유(고민시)도 별 매력이 없었다. 잠실 스타디움과 밤섬특수재난기지에서 살아남은 자들을 통제하는 군인들들간의 의견 차이로 인한 갈등 상황들이 주로 보였다.
그래서인지 이날도 기자들이 웹툰 원작을 실사로 만드는 과정과 시즌제에서 반응이 갈수록 떨어지고, VFX 도전 과정이 많았음에도 효과와 성과는 좋지 않는데 대한 이유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기오 디렉터는 "한국 작가들이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경쟁력이 있다. 우리는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지만, '스위트홈2'처럼 도와주면 '윈윈'하기 어렵다.
제작진의 이날 토크는 원작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어떻게 크리처라는 장르적 결합을 통해 매력적인 비주얼(영상)으로 전개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토크하는 시간이 됐어야 한다.
하정수 총괄이 뒤늦게 부정적인 질문들이 이어지는 상황을 눈치 채고 "질문을 듣고 인사이트도 얻고 러닝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와 제작진의 이런 제작과정 토크는 어느 정도 자화자찬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된다. 하 총괄은 "할리우드에서 5년간 퀄리티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신기술이 이야기의 힘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끌고갈 수 있는지, 실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는지, 지리멸렬한 전개로 캐릭터의 특성을 반감시킨 부분은 없는지 정도는 체크하고 토크에 임해야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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