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7070 명의는 경호처…발신전용 번호면 통신기록은 ‘미궁’

오연서 기자 2024. 7. 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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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31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채 상병 순직사건' 이첩 보류를 결정하기 직전 통화했던 대통령실 번호인 '02-800-7070'의 통신사 가입자 명의가 대통령 경호처인 것으로 확인됐다.

02-800-7070이 대통령실 전화가 외부로 연결될 때 상대에게 표시되는 번호일 뿐, 실제 전화를 건 번호는 다를 경우 통신사의 발신기록 자체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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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이첩보류 지시 직전 통화한 대통령실 번호
대통령실 내선 경호처가 관리…실제 통화자 안갯속
지난달 21일 오전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가 진행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31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채 상병 순직사건’ 이첩 보류를 결정하기 직전 통화했던 대통령실 번호인 ‘02-800-7070’의 통신사 가입자 명의가 대통령 경호처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대통령실의 내선전화는 보안 등을 이유로 대통령 경호처가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당 번호를 실제 경호처에서 사용했는지 미지수다. 명의 역시 일괄해서 관리가 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해당 번호의 통신기록이 나와야 사용처 등이 더 구체적으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법원은 02-800-7070의 통신기록을 통신사로부터 제출받아 보기로 결정했다.

17일 케이티(KT)는 02-800-7070 번호의 명의 확인을 요청하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02-800-7070의 고객명은 ‘대통령 경호처’”라고 답변했다. 케이티는 “2022년 5월10일에 개통해서 2023년 5월23일 대통령실에서 대통령경호처로 명의를 변경했다. 올해 5월29일 해지 후 당일 재개통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화번호는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건 조사 결과를 듣고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알려진 대통령실 회의가 끝난 직후, 이 전 장관에게 걸려온 대통령실 내선 번호다. 지난해 7월31일 오전 11시54분부터 2분48초의 통화가 이어진 뒤 이 전 장관은 자신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의 전화기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연락해 ‘채 상병 사건 경찰 이첩을 보류하고 이날 오후에 예정된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때문에 이 전 장관이 누구에게 전화를 받고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져왔다. 이 번호로 전화를 건 인물이 누구인지가 이 사건 외압 의혹을 밝히는 데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번호 관련 문의는 보안사항이라서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정진석 비서실장 역시 “대통령실 전화번호는 외부 확인이 불가한 기밀 사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날 박정훈 대령의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사건을 심리하는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부의 결정이 주목된다. 재판부는 이날 박 대령 쪽의 신청을 받아들여 7월28일부터 9월2일까지 02-800-7070의 통신기록을 통신사로부터 받기로 이날 결정했다.

다만 해당 번호가 대외 발신 전용이라면 통신기록 확인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02-800-7070이 대통령실 전화가 외부로 연결될 때 상대에게 표시되는 번호일 뿐, 실제 전화를 건 번호는 다를 경우 통신사의 발신기록 자체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해당 번호의 사용자를 확인하는 것은 다시 미궁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 케이티 쪽은 02-800-7070 발신 기록을 요청하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실에 “요청한 사안에 대해서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보냈다. 해당 번호로 발신한 기록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이 전 장관이나 대통령실이 직접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 전 장관 쪽은 한겨레에 “중요하지 않아 대답할 가치가 없는 내용”이라며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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