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이 여성 채용 늘린 탓? 사라진 여성 경호원들

김희정 기자 2024. 7. 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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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이 허술한 경호로 뭇매를 맞는 가운데 경호에 참여한 여성 요원들의 자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비밀경호국 수장인 침벌리 치틀 국장을 향한 책임론이 여성 요원 채용 자체에 대한 성차별적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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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피격 사건 후 때아닌 여성 경호원 자질 논란…
비밀경호국 2030년까지 신입 중 30%는 여성채용,
트럼프 피격 후 첫 공식 자리엔 남성요원들만 배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주먹을 흔들며 "싸우자"고 외치고 있다. 트럼프의 오른쪽으로 자신의 몸으로 트럼프를 가리고 보호한 비밀경호국 여성 요원이 보인다. /AP=뉴시스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이 허술한 경호로 뭇매를 맞는 가운데 경호에 참여한 여성 요원들의 자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비밀경호국 수장인 침벌리 치틀 국장을 향한 책임론이 여성 요원 채용 자체에 대한 성차별적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

17일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우익 논평가 베니 존슨은 소셜미디어에 이번 총격 사건이 "여성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완전한 굴욕"이라며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diversity-equality-inclusion)을 수용한 보안경호국은 대통령을 덜 안전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존슨의 게시물은 900만명이 조회했다.

침벌리 치틀 국장은 비밀경호국 역대 두번째 여성 수장으로 취임한 이래 2030년까지 신임 직원의 30%를 채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재 비밀경호국의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은 약 4분의 1이다.

(시카고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킴벌리 치틀 미국 백악관 비밀경호국 국장이 지난달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4.06.04. /AFPBBNews=뉴스1

보수 논평가들과 공화당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당일 현장에 있던 여성 요원 3명을 지적했다. 이들 셋은 한결같이 다른 남성 요원들보다 눈에 띄게 키가 작고 머리를 포니테일 스타일로 묶은 채 헤어핀을 했다. 피격 당시의 현장 동영상에 이 중 1명이 무기를 집어넣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포착되자 보수 인사들은 경호 실패를 여성 요원 탓으로 돌리며 격론이 일었다.

피격 당시 여성 요원 중 한 명은 자신의 몸으로 트럼프를 가리며 경호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응이 경호 실패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없다. 더구나 비밀경호국에 여성 요원이 처음 고용된 것은 1971년으로 이미 53년 전의 일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공화당은 트럼프 피격 사건 발생 전부터 비밀경호국의 DEI 채용 원칙을 두고 압력을 가해왔다.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인 제임스 코머는 5월 비밀경호국이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을 반영하기 위해 "채용 기준을 낮췄을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국방부와 다른 정부 기관에서 DEI 채용 원칙을 없애는 법안을 여러 차례 통과시킨 바 있다.

전국 여성 법집행관 협회의 킴 크레이븐 사무국장은 여성 경호요원 채용 자체에 대한 논의는 암살 시도에서 드러난 보안 문제의 본질을 호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남성이 이끈 중대 사건은 수 세기 동안 발생해왔으나 그들의 성별 때문에 남성이 이끌어선 안 된다는 의문은 한 번도 제기된 적이 없다"며 "사건 자체는 검토해야 하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관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는 논의가 나와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이 무색하게 여성 요원들은 최근 트럼프 경호에서 제외됐다. 지난 15일 밀워키 공화당 전당대회에 피격 사건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는 전부 남성으로 구성된 비밀경호국 요원 대열에 둘러싸여 있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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