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년아, 쫓아가 박살낸다”…‘문 앞에 놔달라’ 했을 뿐인데 택배기사 ‘욕설’

위탁 장소가 아닌 곳에 물건을 배송해 택배기사에게 항의했다가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 = JTBC 사건반장 영상 갈무리]

위탁 장소가 아닌 곳에 물건을 배송해 택배기사에게 항의했다가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1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 여성 A씨는 3층짜리 주택의 3층에 거주 중이다. 이 주택은 계단을 올라 통로를 지나면 복도 안쪽에 현관문 있는 구조다. A씨는 통로에 분실 우려에 택배 위탁 장소를 항상 ‘현관문 앞’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작년 9월부터 유독 한 택배 기사만 현관문 앞이 아닌 ‘계단 위’나 ‘통로’에 택배를 두고 갔다. 통로에 지붕이 없어 비가 오면 상자와 내용물이 젖기 일쑤였다.

A씨는 택배기사에게 “택배가 젖더라”, “문 앞으로 (배송) 부탁드린다”고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택배기사에게선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

결국 A씨는 올해 1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택배사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동일한 사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 강화, 개선 조치했다’는 택배사의 답도 받았다.

하지마 답변을 받은 후 10분도 채 안 돼서 해당 택배기사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고 A씨는 전했다. 택배기사는 당시 “다음부터 너는 대문 안에 둘 테니까 네가 들고 가. XX년아, 너 한 번만 더 전화하면 쫓아가서 아주 박살을 내겠다”라고 역설과 폭언을 쏟아냈다.

이에 여성은 고객센터에 해당 택배기사의 배송 중단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택배기사는 대문 안에 배송하면서, ‘문 앞’으로 설정된 위탁 장소를 임의로 ‘대문 안’으로 변경했다.

택배기사는 JTBC 측에 “두세 발짝 거리인데 자꾸 항의했다. 단독주택이기 때문에 3층까지 올라가면 ‘주거 침입죄’에 걸린다”라며 “3층에 두면 되는 것이지 문 앞에 둬야 할 의무는 없다. 편의를 봐준 것인데, 너무 무리한 요구를 강요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욕을 한 것에 대해 택배기사는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아 홧김에 욕을 내뱉은 것”이라며 “그 부분은 잘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택배사 관계자는 “택배 표준 약관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곳에 택배기사가 임의로 배송한 것은 잘못”이라며 “주거 침입은 해당 택배기사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집배점(대리점) 측은 택배기사를 다른 택배기사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