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유격수들 실망스럽다··· 죽기살기로 해야” 두산 이승엽의 이례적 일침, 왜?

심진용 기자 2024. 7. 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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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준영, 이유찬, 전민재.(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제공



유격수 자리를 놓고 이승엽 두산 감독의 고민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이 감독은 17일 울산 롯데전 선발 유격수로 전민재(25)를 기용했다. 전날까지 이 감독은 매경기 선발 유격수를 바꿨다. 16일 이유찬(26)이 나섰고, 14일은 전민재, 13일은 박준영(27)이었다. 엔트리 유격수 전부를 돌아가며 써봤지만 확 마음에 드는 선수가 없다.

이 감독은 후반기 주전 유격수로 박준영을 낙점했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10일 KT전부터 13일 삼성전까지 4경기 연속 박준영을 선발 유격수로 기용했다. 그러나 기대에 차지 않았다. 홈런을 하나 때리긴 했지만, 볼넷 하나를 골라내는 동안 5차례 삼진을 당했다. 7차례 득점권 기회에서도 1안타에 그쳤다. 13일 경기에선 4회초 치명적인 실책까지 범했다. 박준영의 실책으로 끝낼 수 있던 이닝이 계속됐고, 동점까지 허용했다. 두산 이적 후 첫 선발 등판이던 시라카와 케이쇼는 결국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실책 없이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면 5회 등판도 가능했다.

이 감독은 이날 다소 직설적으로 팀내 유격 자원들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감독은 “전반기는 젊은 친구들 누가 나가더라고 굉장히 잘해줬는데, 후반기는 나가는 선수들마다 기대에 비해 결과가 실망스럽다”면서 “20대 어린 선수들인 만큼 좀 더 투지 있게 나가서 죽기살기로 하지 않으면 자리를 차지 하기 어렵다.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투수와 상대할 때 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싸움이 돼야 하는데 전혀 싸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의 말처럼 두산 유격수들 모두 후반기 타격이 부진하다. 이유찬이 7타수 무안타, 전민재가 4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이다. 박준영 역시 15타수 4안타에 그치고 있다.

앞서 이 감독은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를 1군 말소했다. 박준영, 이유찬, 전민재 등 20대 유격수 3인방이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전반기 준수하게 활약하면서 김재호가 나올 상황이 많지 않았다. 이 감독은 김재호에게 “굉장히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팀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선택을 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젊은 유격수들이 빠르게 부진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이 감독의 구상 또한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

울산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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