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800-7070 전화 명의는 경호처"… 채상병 2라운드 '전운'
채상병 'VIP 격노' 연결고리
野, 청문회서 쟁점 부각할듯
경호처장 개입여부 공방 예고
핵심증인 줄줄이 불출석 의사
국힘, 청문회 규탄대회 열고
"민주, 마약취한듯 광란 갑질"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가 19일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벌써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이 이를 '불법 청문회'로 규정하고 증인 출석을 일제히 거부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청문회를 열어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을 재차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위한 여론 조성 작업인 셈이다.
야당은 17일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의 시발점으로 지목된 '대통령실 내선 번호' 가입자가 대통령 경호처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번호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수사기록 이첩 보류가 시작됐다는 게 야권 주장이다. 야당이 이 번호를 수사 외압 의혹을 풀 열쇠로 꼽았던 배경이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내선 번호 사용처가 국가기밀 사항이라며 누구 자리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실이 이날 KT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논란이 됐던 번호 '02-800-7070' 가입자는 대통령 경호처로 지난해 5월 23일 대통령실에서 경호처 내선 번호로 명의가 변경됐다. 이에 따라 야당은 19일 청문회에서 김용현 경호처장이 전화를 건 것 아니냐는 주장을 집중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처장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육군사관학교 2기수 선배다.
다만 탄핵 청문회를 앞두고 증인·참고인의 불출석이 대거 이어지면서 '맹탕 청문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따르면 19일 열릴 채 상병 순직 사건 1차 청문회에 대한 불출석 사유서를 낸 증인은 총 6명으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형래 전 국가안보실 행정관, 이윤세 해병대 공보정훈실장 등이다.
1차 청문회에서 채택된 증인 22명, 참고인 6명 가운데 핵심 당사자가 대거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이다. 국회법상 출석요구일 3일 전까지 불출석 사유서를 내야 하지만, 이와 관계 없이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도 강제 소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전 장관의 경우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청문회 절차 자체의 적법성에 의문이 있어 출석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측은 청문회가 열리는 이달 19일과 26일 모두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미 "위헌·불법적 청문회에는 응할 수 없다"는 대응 방침을 분명히 한 상황이다. 청문회엔 김 처장을 비롯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상황이다.
이에 더해 출석요구서 송달 역시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만큼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가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의회독재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오만함에 취해 오로지 이재명 방탄을 위한 특검과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며 "마구잡이식으로 증인과 참고인을 채택하더니 대통령실 관계자 등을 무더기로 고발하고 겁박한다. 마약에 취한 듯 광란의 갑질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추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한 것과 관련해 "기어코 이재명 피고인 측의 변호사들이 위원으로 있는 법사위에 수사 최고 책임자인 검찰총장을 증인으로 불러세워 이재명 방탄용 탄핵쇼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구명운동이 벌어졌다는 '해병대 골프모임 추진 단톡방' 참여자 중 경호처 출신 송 모씨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팬클럽인 '그래도 이재명'의 대표 발기인이라고 주장했다.
[곽은산 기자 / 위지혜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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