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귀신전’ 귀신을 믿냐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1. 왜 귀신, 왜 무당이었나
2. 사례자는 진짜인가?
3. 당신은 귀신을 믿습니까

“귀신이 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조금 더 생각할만한 것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굿이 필요 없을까요?”라는 답이다.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샤먼:귀신전’(이하 샤먼)의 제작진은 대부분은 기독교 신자였다.
지난 11일 이 다큐멘터리가 처음 공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다들 한곳으로 몰렸다. ‘그래서 과연 귀신이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라고. 하지만 제작진은 조금 다른 시선을 부탁했다. ‘그래서 과연 무당이 도움이 된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라고.

■ 쟁점 1. 왜 귀신, 왜 무당이었나.
원래 JTBC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허진CP, 박민혁PD와 이민수PD는 무속과 무당을 보는 대한민국의 시선에 흥미를 느꼈다. 그들의 말로는 무당을 가장 많이 찾는 사람이 정치인, 연예인 그리고 사업가란다. 가장 이성적일 것 같은 판단을 하는 곳에서도 ‘점집’이 따라왔다.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것 같아요. 일제강점기 시절 무속인이 억압을 받았는데 지금까지도 없어지지 않고 있죠. 그리고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이 ‘신점’의 분야를 의식하고 있고요. 원래부터 OTT를 통해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티빙과 연이 닿았습니다.”(이민수PD)

그렇다면 왜 많은 굿 중 ‘귀신을 쫓는 굿’이었을까. ‘샤먼’이 오정요 작가는 “대한민국 굿의 80%가 재수굿. 즉 복을 비는 굿”이라고 말했다. 귀신 특히나 인간을 괴롭히는 악귀와 관련된 사례가 나오면서 ‘샤먼’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귀신을 안 믿는다고 하지만 ‘신점’을 받고 온 사람에게는 ‘잘 봤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낳아요. 저희 어머니께서도 천주교 신자시지만 그러신 부분이 있죠. 막내PD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귀신을 믿고 안 믿고보다는, 귀신이 삶에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런 궁금증으로 다가서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박민혁PD)

■ 쟁점 2. 사례자는 진짜인가?
‘샤먼’은 귀신을 포함한 신과 인간 그리고 그 중간에서 매개를 자처하는 무속인들을 다뤘다. 실제 신내림을 통해 무속인 된 모녀의 사례와 빙의 현상을 겪는 사례자가 등장했다. 이들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빙의의 순간마저도 카메라에 잡혀, 공개 후 이것마저도 연기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온라인을 덮었다.
“처음 제보를 받아 사례자분들을 50분 정도 만났어요. 처음 여쭤본 것은 ‘병원은 가보셨냐’ ‘정신과 진료는 받으셨냐’였죠. 본인이 화제성을 위해 제보한 것, 잠수를 타신 분들도 걸러냈고요.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고 일관되게 설명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제외했습니다. 사례자를 보러 가자던 무당분이 연락두절되는 경우도 있었죠.”(이민수PD)

그래서 제작진은 나름의 기준을 세워야 했다.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일 것. 신뢰를 위해 자신의 이름이나 얼굴이 공개 가능할 것. 그리고 영적인 부분이지만 무속인들에게 검증을 받아 진실성을 구분했다.
“귀신을 보는 분들은 굿을 하고 귀신이 퇴치되거나하면 개운함을 느끼는 상황이 있는 모양이에요. 굿이라는 상황을 겪고 난 사람들이 더 큰 자극을 원하는 상황 때문에 ‘굿 중독’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상습적으로 굿을 의뢰하는 분도 제외했습니다.”(오정요 작가)

■ 쟁점 3. 당신은 귀신을 믿습니까.
‘샤먼’에 출연한 인류학 박사 로렐 켄달은 인터뷰를 통해 “무속은 귀신이 있느냐 없느냐를 다루는 일보다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작진의 입장도 그와 비슷하다. 귀신이 있느냐 없느냐에 작품의 초점이 맞춰지면 결국 규명해내야 할 것이 협소하고 본질이 흐려진다. 결국 무속, 무속인을 통해 사람들이 치유를 받느냐가 중요했다.
“저는 완전 ‘0’이었습니다. 하나도 믿지 않았죠. 하지만 작품 이후로 ‘1’이 됐습니다. 다른 건 아니고 무속의 기능에 대해 믿게 됐죠.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제단을 차리고 무구를 다루는 행위가 사례자에게는 치유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한 거죠. 플라시보 효과나 위약이 아닌 진짜 작동하는 효과를요.”(이민수PD)

이들은 세계관의 이야기도 했다. 과학적 사고를 중시하는 현대과학. 하지만 현재에도 과학적 원리로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일이 우리 주변에선 일어난다. 이런 부분들을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현상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샤먼’의 제작진은 기회가 닿는다면 풍수나 재수 등 다른 샤머니즘으로 시선을 넓혀보고 싶다.
“저도 ‘T’라 아이템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어요. 주변에 신부님도 계시고요. 그런데 ‘천사가 있다면 악마나 사탄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제작을 통해 그분들의 노력을 봤어요. 잠 안 자고 기도를 하고, 한겨울에도 산에 가시는 모습을 보면 믿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닌 ‘이 정도까지 하려면 있어야 한다, 없으면 너무 허무한 일이다’하고 생각하게 됐습니다.”(박민혁PD)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식] 다니엘, 뉴진스에서 쫓겨났다
- ‘하차’ 조세호, 겨울 바다 입수…“2025년 액땜하고 내년 받자고”(1박2일)
- 한혜진 “내년 이맘때 출산할 수도”…결혼·출산 계획 깜짝 고백 (워킹맘)
- 유호정♥이재룡, 주차장 부지 ‘310억’ 잭팟…차인표♥신애라 건물 맞은편
- 케이윌, 충격 고백 “뇌신경 이상으로 성대 문제…노래 못할 뻔” (전참시)
- [단독] 저스트 절크 영제이, 미모의 신부와 2월 결혼 “험난한 태풍 지나 따뜻한 봄”
- ‘아빠 어디가’ 정웅인 딸 소윤, 뉴진스 해린인 줄…“고1 미술학도”
- ‘특수준강간’ NCT 출신 태일, 징역 3년6개월 확정
- “진짜 억울했나”…전현무, ‘링거 논란’ 피하려다 ‘발기부전’까지 고백
- ‘대세 of 대세’ 이준호·이제훈을 제친 이 남자, 박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