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은 "나는 파리의 에투알…포기를 몰라요"

이해원 2024. 7. 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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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 공연이라고 해서 빠르게 돌고 높이 뛰는 테크닉적인 부분만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오히려 말로 표현이 안 되는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창단 35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35)은 1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프로그램을 둘로 나눠 선보이는 이유에 대해 박세은은 "관객들이 두 개 공연 티켓을 다 구매해 보셨으면 하는 바람에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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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갈라쇼 여는 박세은
2011년 파리오페라발레단 입단
10년 만에 동양인 첫 수석무용수
"힘들어도 기다리며 계속 노력"
20일부터 닷새간 두 가지 공연
박세은, 캐스팅·프로그램 구성
"자려고 누워서도 공연 고민해"
에펠탑이 보이는 프랑스 파리의 한 건물 옥상에서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이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갈라 공연이라고 해서 빠르게 돌고 높이 뛰는 테크닉적인 부분만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오히려 말로 표현이 안 되는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창단 35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35)은 1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세은은 2011년 파리오페라발레단에 한국인 최초로 입단해 10년 만에 동양인 최초 에투알이 됐다. 그는 동료 에투알 무용수들과 함께 한국에서 오는 20일부터 닷새간 네 번의 갈라 공연을 펼친다. 2022년 동료들과 함께 한국 갈라 무대에 선 지 2년 만이다. 출산 후 국내에 서는 첫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갈라 공연의 캐스팅과 프로그램 구성을 전담했다.

갈라 무대를 앞둔 박세은(가운데)이 동료 무용수 발랑틴 콜라상트(왼쪽), 폴 마르크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이번 갈라 공연은 2년 전보다 훨씬 많은 작품을 소개한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방대한 레퍼토리 중 18개 작품을 A·B 프로그램으로 나눠 구성했다. 프로그램을 둘로 나눠 선보이는 이유에 대해 박세은은 “관객들이 두 개 공연 티켓을 다 구매해 보셨으면 하는 바람에서”라고 말했다. 그만큼 어떤 무대든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들리브 모음곡’ 파드되(2인무)를 포함한 A 프로그램은 20~21일, ‘르 파르크’ 3막 파드되를 포함한 B 프로그램은 23~24일 관객과 만난다. “1년 전부터 공연을 준비했는데 끝이 없었어요. 자려고 누워도 ‘더 좋은 작품 없나?’ 고민을 계속했죠. 그렇게 만든 공연이라 어느 하나만 콕 집어 추천할 수 없을 만큼 모든 작품이 제게는 보석 같습니다.”

이번 갈라에서는 잘 알려진 고전 발레 ‘돈키호테’ ‘신데렐라’의 파드되가 안무가 루돌프 누레예프 버전으로 무대에 오른다. 누레예프는 화려한 발재간, 장식적인 동작을 많이 넣는 안무가로 잘 알려져 있다.

컨템포러리 발레 작품도 대거 소개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안무가 프레더릭 애슈턴의 ‘랩소디’와 윌리엄 포사이스의 ‘정교함의 짜릿한 전율’. ‘랩소디’의 파드되는 피아니스트 손정범의 라이브 선율 위에서 펼쳐진다. ‘정교함’은 5인무로 박세은을 포함해 네 명의 에투알 무용수가 투입된다. 박세은은 ‘마농의 이야기’ 중 침실 파드되, ‘빈사의 백조’ 솔로, ‘백조의 호수’ 중 흑조 3인무에 골고루 출연한다.

박세은이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이 된 지 어느덧 3년이 넘었다. 스스로에게 높은 평가를 주지 않는 성격 때문에 에투알이 주는 안정감이 솔직히 컸다고 고백했다. “에투알이라는 타이틀을 단 후로는 ‘넘어져도 나는 에투알이지 뭐’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웃음). 에투알이 되고 출산을 하며 엄마가 되면서 춤이 더 즐겁고 여유로워졌습니다.”

무용수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비결이 있었을까. 그는 “그런 건 없다”면서도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할 생각을 단 한 번도 안 한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저 역시 힘들고 (주역의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하지만 언더스터디(주역의 대타)에서 기회를 잡으며 성장했죠. 후배들이 조바심을 낼 때마다 저는 제 경험에 빗대 각자 자신만의 좋은 타이밍이 올 거라고 말해줍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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