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내 새끼 관점으로만 세상 보지 말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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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보지 말아 달라."
지난해 7월 18일 서울 서이초 교사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교사 개인에게 가해진 악성 민원은 이제 학교와 교육지원청이 나서서 막아준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지난달 교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4.1%가 '서이초 교사 사망 후 교권 보호 법안들이 개정됐지만 현장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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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게 중대한 과실 없을땐
법적책임 면제하는 방안 추진
'정서적 학대 조항'도 개정을
"'내 새끼'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보지 말아 달라."
지난해 7월 18일 서울 서이초 교사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평소 학부모 악성 민원과 문제행동 학생 지도로 힘들어했다. 사건 1주기를 앞두고 지난 16일 만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내 아이의 권리뿐 아니라 다른 아이의 교육권도 보호받아야 한다"며 부모의 인식 전환을 강조했다.
A씨의 죽음 이후 교원지위법 등 '교권회복 5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교사 개인에게 가해진 악성 민원은 이제 학교와 교육지원청이 나서서 막아준다. 서울시교육청은 본청에 교육활동보호팀을 선설했고 산하 교육지원청에도 장학사·변호사를 추가 배치했다.
하지만 현장 체감은 크지 않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지난달 교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4.1%가 '서이초 교사 사망 후 교권 보호 법안들이 개정됐지만 현장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또 교사 중 절반이 넘는 56.2%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당할까봐 두렵다'고 했다.
정당한 교육활동조차 주저하는 일선 교실은 사고 발생을 걱정해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는 군대에 비유된다. 학생이 친구와 다투거나 수업 시간에 떠들어도 아동학대로 신고당할까봐 적극적으로 훈육하지 못한다. 사고를 걱정해 현장체험학습을 없애는가 하면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을 운동장에 못 내보낸다.
조 교육감은 "서이초 사건의 아픔을 기억하면서도 이제 앞으로 나아가자"며 "교육청이 뒷받침할 테니 선생님들은 정당한 교육활동에 힘써 달라"고 했다. 교사들은 교육자로서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교육청은 법적·제도적·행정적 보완을 통해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서적 학대 조항'에 제한 요건을 추가하는 아동복지법 개정, 현장학습 시 고의나 중대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도록 하는 학교안전법 개정에 주력하고 있다. 경미한 교육활동 침해에 대해서는 법적 분쟁으로 번지게 하지 않고 학교 내부에 전담기구를 만들어 해결하도록 하는 방안, 문제행동 학생을 분리지도할 수 있도록 상당한 수준의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특히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조항 개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이 조항은 정서 학대 개념이 모호해 악성 민원인들에게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돼왔다. 그는 "원래 가정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조항으로 학교에 적용될 때는 엄격한 제한 요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아동복지법 개정 안건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제출했다. 곧 국회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정원 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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