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하루새 350㎜ 물벼락 …'띠 장마' 이번엔 수도권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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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10시부터 비가 왔는데 자정부터는 퍼붓듯이 쏟아졌어요. 거실에 켜놓은 TV 소리가 안 들릴 정도였죠. 수십 년 전 홍수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철렁했어요."
1990년대 말 세 차례나 물난리를 겪었던 경기 파주시 문산읍 주민들은 16일 밤부터 17일 오전까지 하늘이 뚫린 것처럼 쏟아지는 폭우 때문에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이날 밤부터 18일 오전 사이 수도권과 충청에 강한 정체전선이 머물며 또 한 차례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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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무릎까지 물 차올라"
극한 호우에 서울 출근길 혼란
한때 동부간선도로 차량 통제
남산터널 입구엔 나무 쓰러져
"어젯밤 10시부터 비가 왔는데 자정부터는 퍼붓듯이 쏟아졌어요. 거실에 켜놓은 TV 소리가 안 들릴 정도였죠. 수십 년 전 홍수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철렁했어요."
1990년대 말 세 차례나 물난리를 겪었던 경기 파주시 문산읍 주민들은 16일 밤부터 17일 오전까지 하늘이 뚫린 것처럼 쏟아지는 폭우 때문에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오후 들어 비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굵은 빗줄기가 오락가락했고 이날 밤 또 한 번의 집중호우가 예보돼 있어 주민들은 종일 초긴장을 유지해야 했다.
이날 매일경제가 둘러본 문산읍 소재 마을회관은 폭우로 어르신들이 오지 못해 한산했다. 문산천 인근 주민 성연근 씨(84)는 "어젯밤부터 비가 쏟아져 살짝 잦아들 때까지 집에만 있었다"며 "밤새 기상 예보 뉴스를 켜놓고 상황을 지켜봤고, 휴대폰에도 정부·기상청·시청 등에서 보내는 경보 문자가 끊임없이 울렸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순식간에 빗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다"며 "20여 년 전 수해 악몽이 떠올라 온종일 가슴을 졸였다"고 말했다.
파주시 임진각 인근 저지대 구간도 침수돼 파주 지역 안보 관광이 취소됐다. 매표소에는 '금일 폭우로 인해 평화관광이 중단되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발걸음을 돌리는 외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 곳곳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긴급재난문자(CBS)가 발송됐다. 서울과 경기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파주 판문점에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정오까지 35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에서는 노원구 124.5㎜, 성북구 114.5㎜, 동대문구 100.5㎜ 등에서 물벼락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다.
집중호우로 수도권 도로 곳곳이 침수돼 출근길부터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자유로 당동IC 램프 구간의 도로에는 물이 성인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다.
이 밖에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의 차량 통행이 통제됐고 중구 퇴계로2가 남산1호터널 입구 인근 나무가 쓰러지기도 했다. 출근길 전동차도 한때 지연 운행됐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16분께 충남 논산시 연산면의 한 축사 앞에서 축사주인 A씨(58)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축사에 나갔던 A씨가 강한 비바람에 떨어져 나간 처마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힌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장마의 특징은 짧은 시간 내 한정된 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집중되는 이른바 '띠 장마'의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날 밤부터 18일 오전 사이 수도권과 충청에 강한 정체전선이 머물며 또 한 차례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예상 강수량은 60~120㎜이며 지역에 따라 2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최예빈 기자 / 이상헌 기자 / 문산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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