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파국으로...미복귀 전공의 1만명 사직 수순, ‘빅5’ 사직률은 38% 돌파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7. 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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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시한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인 지난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전공의 복귀를 촉구하는 인쇄물이 붙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사직 처리 기한이 지나자 하루 새 레지던트 사직자가 1216명이나 늘었다. ‘빅5’ 대형병원 레지던트 사직률은 38%에 이른다.

복귀하지 않고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무응답 전공의는 1만여명인데 이들도 추가로 사직 처리될 전망이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를 모집할 계획이지만, 전공의들이 지원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레지던트 사직자는 1302명으로 전날 정오 86명 대비 1216명 증가했다. 레지던트 1만506명 중 사직자 비율은 0.82%에서 12.6%로 뛰었다.

‘빅5’ 병원 레지던트 사직자는 1922명 중 732명으로 사직률이 38.1%에 달한다.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의 전체 출근율은 8.4%다. 1만3756명 중 1157명만 출근했다.

사직 처리가 되지 않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은 1만1117명이다. 이들은 복귀나 사직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무응답 전공의들로 분류되며 정부 방침에 따라 일괄 사직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분당차병원 등은 무응답자의 사직 처리를 추진 중이다.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과 지방 수련병원들도 정부 방침에 따라 무응답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진행하는 쪽으로 논의 중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사직 처리 시점을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는 2월 말로, 나머지는 7월15일로 가닥을 잡았다.

다른 병원들도 이와 비슷하게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지방병원은 전공의 사직 처리 시 의료공백이 커질 것을 우려해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사직 인원만큼을 결원으로 정하고 오는 9월부터 수련할 전공의를 모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수련병원들에 소속 전공의의 복귀·사직 여부를 확인해 지난 15일까지 결원을 확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으로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해달라고 했다. 이 조치에 따르지 않으면 병원별로 내년도 전공의 정원이 감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련병원들이 결원 규모를 확정하면 정부는 이를 토대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정원을 결정해 오는 22일부터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이 하반기 모집에 응해 오는 9월부터 재수련에 들어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늦어지지 않도록 특례도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분위기다. 상당수의 전공의들이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았다며 복귀하지 않을 생각이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시에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에 대한 사직 처리가 시작된 가운데 사직 처리를 둘러싼 의료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 의대 교수들은 “수련병원이 사직서 처리와 수리 시점 등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게 아니라 소속 전공의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의대교수들은 전공의들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해야 하고, 수련병원장들은 전공의들을 보호하는 책임을 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전날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에 보낸 서신에서 “전공의들의 거취는 전공의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하며 사직을 희망할 경우 2월 29일로 처리해야 한다”며 “정부의 지시대로 6월 4일 이후 일괄 사직이 처리될 경우 다수의 교수가 사직하겠다 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서 업무공백이 발생한 병원 내부에서는 사직 처리 등 관련 절차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공백 사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남은 의료진의 업무가 지나치게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공의들과 연락조차 닿지 않는 데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예고했고, 업무공백으로 각 병원도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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