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노른자위` 재개발도 시공사 수주경쟁 실종

이윤희 2024. 7. 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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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급등으로 정비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서울 도심에서도 치열한 수주 경쟁이 사라지고 있다.

한 건설사 정비사업수주 실무 담당자는 "자재비 등 공사비가 많이 올라 조합이 제시하는 공사비수준으로 프리미엄급 아파트를 짓기가 어렵게 됐다"면서 "이익을 보지 못하거나 심지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해당 입지에서 '랜드마크' 단지를 지어 보이겠다 하는 등의 목적이 뚜렷한 시공사가 아니라면 쉽게 수주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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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급등에 사업성 떨어져
용산 한남뉴타운 유찰 사례도
업계 "DL이앤씨 시공권 예상"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투시도 [서울시 제공]

공사비 급등으로 정비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서울 도심에서도 치열한 수주 경쟁이 사라지고 있다. 한강변의 대표 부촌인 용산구 한남뉴타운 사업지 중에도 건설사들의 외면을 받아 유찰된 사례가 나타났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DL이앤씨만 단독 참여해 유찰됐다.

지난 5월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공고를 낸 조합은 복수의 대형 건설사에게 입찰 독려 공문을 보내는 등 경쟁입찰을 독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2회 이상 시공사 선정 입찰이 유찰되면 조합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조합은 재입찰을 통해 경쟁입찰을 유도할 계획이다.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이자 한남뉴타운 5개 구역 중에서도 최고 입지로 꼽히는 한남5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앞서 시공사들이 수주전을 벌인 한남2구역·3구역 시공사 선정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한남5구역 조합이 지난 5월말 진행한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10여개 건설사가 참여했던 것과도 대비된다.

한남5구역 정비사업은 용산구 동빙고동 일대 18만3707㎡부지를 재개발해 지하 6층~지상23층, 총 51개동 2592가구(임대주택 403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평지 비율이 높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가구가 많은데다 용산공원과 한강변이 인접해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었다.

조합 입찰 공고문에 따르면 총 공사금액은 약 1조7854억원에 책정됐다. 이에 따른 3.3㎡당 공사비는 약 916만원 수준으로, 한남뉴타운 공사비 중 가장 높았다. 최근 대우건설과 계약을 체결한 한남2구역의 3.3㎡당 공사비(770만원)보다 209% 가까이 높다.

고금리에 조달금리가 오르고 자잿값이 치솟으면서 도시정비사업 수익성이 악화되자 도급사업인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건설사들의 속내다. 한 건설사 정비사업수주 실무 담당자는 "자재비 등 공사비가 많이 올라 조합이 제시하는 공사비수준으로 프리미엄급 아파트를 짓기가 어렵게 됐다"면서 "이익을 보지 못하거나 심지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해당 입지에서 '랜드마크' 단지를 지어 보이겠다 하는 등의 목적이 뚜렷한 시공사가 아니라면 쉽게 수주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결국 수의계약을 통해 DL이앤씨가 한남5구역 사업 시공권을 손에 쥘 것이란 관측이다. DL이앤씨가 오랫동안 한남뉴타운 입성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 2020년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당시 결선투표에까지 올랐지만 결국 시공사로 선정되지 못했다.

DL이앤씨는 한남뉴타운에 '아크로(ACRO)' 브랜드 단지를 지어 한강을 마주보고 있는 기존 강남의 아크로 단지들과 함께 아크로 한강벨트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하이앤드 브랜드 '아크로'의 이미지 제고와 대외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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