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금리인상… 은행들, 문턱 더 높인다

임성원 2024. 7. 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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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대출태도지수 마이너스
스트레스 DSR 연기에 수요 급증
당국 현장검사 나서자 금리 인상
5대 시중은행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 하반기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오는 9월로 연기되자 대출 막차 수요가 급증하는 등 가계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조짐에 은행 현장검사에 나서자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 은행들 "대출 심사 깐깐이"=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기업 및 가계 모두 강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 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는 '마이너스(-) 15'로 나타났다.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지난 2분기 -6을 기록해 1분기(-3)보다 대출 태도가 다소 강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2분기(6)까지 플러스를 보였지만 3분기(-2)와 4분기(-6), 올해 1분기(-3), 2분기(-6) 등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출태도지수는 100에서 -100 사이에 분포하는데 지수가 양(+)이면 대출심사가 '완화'될 것이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관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수가 음수면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양수일수록 문턱이 낮아질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은행권의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는 -19로 전분기(-14)보다 악화됐다.

박재현 한은 금융안정국 금융기관분석부 과장은 "3분기 금융기관들이 보다 엄격하게 대출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 그 기조에 맞춰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조금 더 엄격하게 취급하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계주택도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빠르게 증가한데 대한 경계감으로 강화기조가 유지됐다. 가계일반도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 등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위험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수요는 중소기업과 가계를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기업의 신용위험도 일부 취약업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다.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 등에 따라 가계 신용위험도 채무상환 부담 등 영향에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은 주택시장 회복기대 등으로 주담대 및 신용대출 모두 수요증가를 전망했다.

◇ 주요은행 2단계 대출금리 인상 나서=

하반기 대출 한파 분위기가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은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는 추세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은 이달 중 한 차례 대출금리를 올린 데 이어, 2차 금리 인상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혼합형(고정)금리를 0.2%포인트(p)씩 모두 올리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22일부터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p 올리기로 했다. 이번에 인상하는 대출은 대부분 주담대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에 이어 오는 24일 가계대출 금리를 추가 인상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24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 중 5년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 금리를 0.20%p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영업점에 송부했다. 아파트 외 주담대 중 5년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 금리는 0.15%p 인상한다. 우리은행은 또 전세자금대출인 우리전세론 2년 고정금리 상품의 대출 금리도 0.15%p 높이기로 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소폭 인상한 바 있다. 국민은행도 3일 주담대 금리를 0.13%p, 11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p 높였다. 신한은행 역시 15일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모든 대출 상품 금리를 0.05%p 인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집값 상승과 맞물린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해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등 현장검사를 통한 본격 압박에 나섰다"며 "대출을 받기가 더욱 깐깐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형연·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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