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원희룡, 마지막 연설서도 한동훈 겨냥 "이기적…당에 리스크"

고양(경기)=한정수 기자, 고양(경기)=박상곤 기자 2024. 7. 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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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한동훈(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는 23일 당 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나경원, 원희룡(가나다 순) 후보는 경쟁자인 한동훈 후보에 화력을 집중했다.

나 후보는 17일 오후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를 "이기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당의 새로운 위험으로 등장했다"고 비꼬았다.

이 같은 발언은 한 후보가 이날 오전 라디오 토론회에서 "(나 후보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나 후보는 2019년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할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로 법안 접수 등을 물리적으로 저지했다가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나 후보가 기소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후보에게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는 것이 한 후보의 주장이다.

나 후보는 이 같은 의혹을 직접 거론하며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온몸으로 (민주당을) 막았다. 저항했다"며 "빠루를 들고 문을 뜯으며 달려드는 민주당에 맨몸으로 맞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결과) 죽어있던 정당은 살아있는 정당으로, 웰빙 정당은 투쟁하는 정당으로 바뀌었다. 모두가 박수를 쳤다"며 "우리가 5년 만에 정권을 찾아오는 기초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를 겨냥, "여당 법무부 장관이라면 당연히 공소취소 했어야 할 사안"이라며 "우리 당 대표 후보 맞느냐, 보수 정권 후보가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강한 정당, 이기는 정당을 만드는 핵심은 의리있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원 후보는 "자기가 옳다는 주장을 하느라 우리의 소중한 동지를 야당의 정치수사 대상으로 던저버린 결과가 됐다. 한 후보의 '입' 리스크, 우리 당의 새로운 위험으로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다는 팀이 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한 후보가)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채상병 특검법)은 받아도 되고 자신을 겨냥한 한동훈 특검은 절대 못 받겠다고 한다"며 "이 순간에도 저를 비방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한동훈 특검은 이미 현실이다. 야당이 무조건 할 것"이라며 "사실 관계가 나오면 중대범죄여서 보호할 수가 없다. 이런 사법리스크와 동지들을 악역으로 만드는 '입' 리스크를 안고 어떻게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정책적인 메시지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전당대회에 앞서 개설한 정책 제안 사이트에 지지자들이 올린 정책들을 소개하며 경청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1700건이 넘는 정책 제안 중 10대와 20대는 청년 정치학교 개설과 군 복무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30~50대는 부동산과 고금리, 물가에 관한 말씀을 해주셨고 60대 이상은 정치개혁과 대한민국을 위해 공을 세운 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말씀하셨다"며 "이 귀한 말씀을 그대로 갖고 가서 경청의 정치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국민의힘에는 민주적 토론과 치열한 경쟁으로 뜻과 힘을 모으고 이견을 조정하는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다"며 "모두와 함께 화합하는 정당, 단결하는 정당을 만들어 우리가 반드시 이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비교할 때 더 유능하고, 성실하고, 청렴했던 후보들과 정책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그걸 제대로 알리는 경청과 포용의 정치를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상현 후보는 이날 당 지도부가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에 대한 감수성이 없었다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더이상 우리 지도부를 영남에 국한시키지 말고 수도권 중원으로 진격해야한다. 이것이 바로 무에서 유를 만들고 가난에서 풍요를 가져온 위대한 박정희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을 가치정당, 민생정당, 혁신정당으로 만들겠다며 △수도권 민생 특별위원회 설치 △쓴소리 위원회 신설 △당원신문고 및 당원소환 제도 실시 등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이와 같은 계획들을 '보수혁명'으로 명명하겠다"며 "우리 당이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여러분의 분노가 간절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마지막 합동연설회에는 5000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참석했다. 시작 1시간여 전부터 행사장에 입장한 당원들은 저마다 지지하는 당 대표 후보자의 이름을 연호했다. 호루라기, 북, 클래퍼 등으로 큰 소리를 내는 당원들도 있었다. 상대 후보가 연설을 할 때 야유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지난 충청 지역 연설회 때처럼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고양(경기)=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고양(경기)=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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