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에 정산 지연 현황 공개한 큐텐... 시장 불안 왜 더 커졌나?
큐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일부 파트너사들이 결제 전산 시스템 오류로 대금을 정산받지 못했다"며 "이번 정산 지연으로 불편함을 겪은 파트너사와 고객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큐텐과 위메프, 티몬을 포함 정산 지연을 겪은 모든 그룹사 파트너에 10%(연이율)로 지연 이자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보상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연 금액 10%를 각 큐텐 플랫폼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제공해 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큐텐 측은 "주요 주주 간에 보고서 문구에 대한 이견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통상 감사보고서가 제때 제출되지 않는 것은 보통 재무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2022년 기준 티몬의 자본총계는 -638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티몬이 지난달 도서문화상품권을 '선주문' 형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통상 도서문화상품권은 온라인상에서 액면가보다 3% 정도 할인판매되는데 티몬은 최대 10% 할인해 판매했다. 대신 이달에 주문하면 한 달 뒤에 상품권을 발송해주는 '선주문' 형태로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티몬 입장에서는 상품권 판매 시점부터 발송 시점까지 약 한 달 동안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탓이다. 티몬이 큐익스프레스 상장을 앞두고 실적 부풀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온라인상에서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에 '상테크'(상품권으로 하는 재테크) 방법까지 공유되며 화제를 낳았지만, 일각에서는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질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위메프는 "큐텐과 전산망 통합, 정산일 기준을 바꾸는 과정에서 벌어진 시스템상의 오류"라고 설명했지만, 셀러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통상 위메프는 셀러마다 다른 정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주간 정산을 선택하면 판매한 대금의 70%를 그 주에 정산받고 30%는 딜이 종료되면 정산해준다. 항상 30%의 판매대금은 예치돼있던 셈이다.
익익월 정산 방식을 택하면 판매한 날로부터 다다음달에 정산을 받게 된다. 이달에 정산받은 금액은 두 달 전 판매금액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위메프에서 이미 정산받은 셀러들 사이에서도 "이번 달은 정산받았어도 다음 달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위메프의 모회사인 큐텐을 통해 해외 판매를 하고 있던 셀러들은 수억에서 십수억까지 정산을 못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셀러들의 우려는 더 커졌다.
셀러들은 위메프에서 상품 판매를 중지하기 시작했고 같은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인터파크에서도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셀러들도 나왔다. 일부 대형 제조사들 위메프와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해왔고 선정산업체도 위메프 셀러들에 대해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큐텐이 이례적으로 정산대금 미지급 현황을 전부 공개하고 자구책을 발표한 이유다. 큐텐 관계자는 "큐텐은 고객과 파트너사가 국내 이커머스 태동기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보여주신 신뢰가 있었기에 오늘날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 파트너사들이 추가적인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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