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이스트·가족돌봄 청년…국회로 간 ‘투명인간’들의 목소리

김가윤 기자 2024. 7. 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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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사회 곳곳의 투명인간들이 국회로 향했다.

노회찬재단이 22대 국회 첫 제헌절과 노회찬 의원 6주기를 맞아 침묵을 강요당하며 배제됐던 '6411 투명인간의 목소리'를 주목하자는 취지의 특별강연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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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6주기 특별강연, 국회로 간 6411의 목소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노회찬 6주기 특별강연, 국회로 간 6411의 목소리’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김가윤 기자.

“존재하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사회 곳곳의 투명인간들이 국회로 향했다. 노회찬재단이 22대 국회 첫 제헌절과 노회찬 의원 6주기를 맞아 침묵을 강요당하며 배제됐던 ‘6411 투명인간의 목소리’를 주목하자는 취지의 특별강연을 열었다.

17일 노회찬재단 등이 주최하고 한겨레 등이 후원한 ‘노회찬 6주기 특별강연, 국회로 간 6411의 목소리’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고 노회찬 의원이 탔던 6411번 새벽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던 이주민과 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등 ‘투명인간’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하자는 취지로, 이번 강연엔 타투이스트·발달장애인 가족·가족돌봄 청년·대리운전 기사 4명이 “투명인간들의 손에 닿는 정치”를 함께 모색해 보자며 강연에 나섰다. 이들 ‘투명인간’은 자신의 노동을 묵묵히 이어 나가면서도 사회적 발언권은 갖지 못했다.

19년 동안 타투 노동자로 지낸 김도윤 타투이스트는 “42299라는 코드가 있다. 노동부가 미래유망 신직업으로 선정해 부여한 직업코드다. 그런데 (타투는) 불법이다”라며 “(불법이라는 이유로) 신고하겠다며 돈을 요구하거나 폭력에 노출돼도 신고를 하지 못한다. 일년에 한 두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말했다. 그는 “타투를 의료행위로 보는 잘못된 판례가 30여년간 이어지면서 문화 지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27살 발달장애인 딸을 두고 있는 이은자 발달장애인 취업지원센터장은 노회찬재단이 기획한 책 ‘나는 얼마짜리입니까’의 제목을 언급하며 “발달장애인이 ‘얼마짜리인가요’라고 했을 때 노동시장에선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어떤 일을 줘야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발달장애인들은 ‘우리도 여러분과 같이 살고 싶다’ 얘기하고 있다. 안정적인 고용 상태에서 개성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16년 동안 온몸이 마비된 어머니를 간병하고 있는 가족돌봄 청년 김아롱씨는 ‘돌봄 경력 인정서’라는 상징적인 사회적 인정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김씨는 “가족을 돌보느라 사회적으로 고립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돌봄이 사적 영역에 치우쳐 있고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회적 경력으로 인정해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했다. 11년 차 여성 대리운전 기사인 이미영 카부기공제회장은 “저희는 투명인간 중에서도 대표적인 ‘밤의 유령들’이다. 대리운전 시장 규모가 3조원이 넘고 종사자는 25만명이 넘는다는데, 관련 법조차 없어 대리업체 말 한마디가 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조승수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이들이 투명인간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이 되고, 우리가 꿈꾸는 사회를 함께 만드는 데 주체가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명인간의 손에 닿는 정치를 위해 국회가 열심히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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