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서 술 못마실때 딱이네" 오비맥주, 非알코올 유흥시장 공략 '속도'
오비맥주, 국내 주류업계 유일 비알코올 맥주 유흥시장 진출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오비맥주가 올해 비(非)알코올 시장 확대를 글로벌 목표로 삼고, 비알코올 병맥주 '카스 0.0'을 새롭게 내놓는 등 유흥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로 무·비알코올 시장이 커지면서 가정 채널은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유흥시장 진출은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1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부터 식당·유흥주점에 무·비알코올 맥주 판매가 가능해 졌지만, 현재 유흥시장에서 무·비알코올 맥주 판매를 시작한 곳은 오비맥주가 유일하다.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무·비알코올 맥주를 지난 6월부터 식당이나 주점에서도 사서 마실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종합 주류 도매업자는 주세법에 따라 도수가 1% 이상인 주류만 취급할 수 있었으나, 도수가 1% 미만이거나 없는 무·비알코올 음료도 유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알코올(Alcohol free)은 '알코올 프리'로 알코올 함량이 전혀 없는 음료이며, 비알코올(Non alcoholic)은 알코올 함량이 0.05% 미만인 것을 뜻한다.
현재 하이트진로음료는 알코올 함량이 전혀 없는 무알코올을, 오비맥주는 비알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두 가지 제품을 모두 내놓고 있다.
현재 유흥업소를 포함한 무·비알코올 시장 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오비맥주다.
오비맥주 글로벌 본사 AB인베브(AB InBev)는 올해 비알코올 시장 확대를 글로벌 목표로 삼고 관련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초엔 영국에 비알코올 맥주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는 2025년까지 비알코올 제품 판매를 전체의 20% 이상으로 끌어올린 다는 목표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기준 비알코올 맥주 판매가 전체 오비맥주 매출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오비맥주는 올림픽 공식 맥주에 '카스 0.0'을 선정하고 비알코올 맥주의 유흥 채널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비맥주는 국내 주류업계 가운데 유흥시장에 가장 먼저 비알코올 맥주를 진출했다.
무·비알코올 맥주 식당 판매 허용 시기와 맞춰 유흥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의 330㎖ 병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비알코올 맥주를 유흥시장용 병 제품으로 내놓은 곳도 오비맥주가 유일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카스 0.0를 편의점 등 가정 시장과 온라인 채널 외에도 일반 한식당, 고깃집 등에서도 비알코올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캔 제품 외에 외식·유흥 시장용 병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고 말했다.
비알코올 맥주 판매 식당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해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 500여 곳의 식당·주점 등에서 무·비알코올 '카스 0.0'이 판매되고 있고 있다.
'헬시플레저' 트렌드로 무·비알콜 맥주 시장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415억원에서 지난해 644억원으로 55.2% 성장했다. 올해는 704억원, 3년 뒤인 2027년에는 946억원으로 1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편의점 등 채널 판매도 늘고 있다. 국내 A 편의점에서 올해 1~6월 무·비알콜 맥주 매출은 15.3% 성장했다. 일반 맥주가 8.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더 가파른 성장세다.
같은 기간 B편의점에서 무·비알콜 맥주 매출은 39.1%나 늘었다. 반면 일반맥주는 17.3%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무·비알코올 맥주는 가벼운 술자리를 선호하며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로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비맥주는 유흥시장과 가정시장 투트렉 전략으로 비알코올 맥주 마케팅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2024 파리올림픽 공식 파트너사로 카스 0.0를 선정한 만큼 카스 0.0을 앞세워 올림픽 개막 전부터 대회 기간까지 국내외에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올림픽 개최지인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는 카스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카스 포차' 부스를 오는 25일부터 운영하며, 국내에서도 전국 8개 업장과 협업, 카스 올림픽 스테이션으로 지정해 게임 플랫폼 텐텐을 활용한 체험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카스 0.0 홍보를 위해 7~8월 중 서울 시내 소비자 밀집 지역에 게릴라성으로 방문하는 '카스 제로제로 카페 트럭 이벤트'를 전개하는 등 소비자와 만나는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유흥시장에 들어간 게 아직 얼마 되지 않았고, 일반 소비자들도 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걸 많이들 모르고 있어 현재는 적극적으로 알리고 홍보하는 과정"이라며 "유흥시장 진입이 가능해진 만큼 상권 활동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유흥시장 진출에 소극적이다. 아직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아직 유흥시장에서는 무알코올 맥주 판매가 시작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유흥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도 무·비알코올 맥주 판매를 대형마트 등에서만 판매하고 아직 음식점에서는 판매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신제품 '크러시'에 더 집중적으로 판매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무알코올 맥주 '클리어제로'는 서울 수도권지역에 소규모 매장에만 일부 입점돼 판매되고 있으며, 비알코올 맥주(클리어 0.5)는 현재 유흥시장에는 입점, 판매되고 있지 않고 소매점이나 온라인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비알코올 맥주 보다는 현재 '크러시' 제품에 좀 더 집중적으로 판매와 마케팅 활동을 펼치려고 하고 있다"먀 "향후 무·비알코올 맥주를 유흥시장으로 확대해 입점할 계획은 현재 없고 당분간 '크러시'에 보다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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