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시세조종’ 혐의 카카오 김범수 구속 기로...22일 영장심사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제공|카카오

‘SM엔터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부장판사는 오는 22일 오후 2시 김 위원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을 심리한다.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가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데 따른 것으로, 검찰은 범죄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처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 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카카오가 같은달 16∼17일과 27∼28일 합계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면서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금융감독원이 김 위원장을 송치한지 8개월 만인 지난 9일 검찰은 김 위원장을 처음으로 소환해 20시간 넘게 밤샘 조사를 벌였다. 수사 과정에서 시세조종 공모와 관련된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는게 검찰 측 입장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매수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 위원장은 작년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 없다”며 “그런데도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수사는 지난해 11월 15일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김 위원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면서 본격화했다.

앞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도 같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가 지난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배 대표도 자본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이었고 불법성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카카오 측과 공모해 펀드 자금 1100억원을 동원, SM엔터 주식을 고가 매수한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A씨 역시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남부지검은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카카오엔터가 2020년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 임원의 도덕적 해이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11월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를 신설해 이끌어온 김 위원장이 구속 기로에 놓이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카카오의 전면적인 경영쇄신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