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하이닉스·한미반도체 5% 급락

김남석 2024. 7. 1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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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미국 기술주 하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사흘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무언가 얻어가는 국가들에게는 일단 부정적인 방향"이라며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진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증시에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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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코스피가 미국 기술주 하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사흘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2.8포인트(0.80%) 내린 2843.29에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63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539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국내 반도체와 대형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는 앞선 미 증시에서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사흘 연속 하락하며 특히 SK하이닉스(-5.36%)와 한미반도체(-5.18%)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을 전부 가져갔다"고 발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국을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SK하이닉스는 대만 대표 파운드리 업체 TSMC와 함께 엔비디아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시총 상위 종목 상당수도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모두 2% 넘게 하락했고, 기아(-1.55%)와 삼성SDI(-1.11%), LG화학(-1.76%) 등도 약세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무역국 관세 부과, 자국 내 감세 정책 추진을 공언하고, 대통령 후보로서 이례적인 9월 금리인하 반대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트럼프 리스크'가 예견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환율과 증시 등 전반적인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경기 부양과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며 금리가 상승한 바 있다.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까지 개입하고, 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분쟁까지 발발하는 등 트럼프의 정책과 발언 하나에 글로벌 경제가 휘청였다.

당시 국내 금융시장도 부진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 미중 무역분쟁은 부정적으로 작용했고,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이같은 과거 정책을 반복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혔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무언가 얻어가는 국가들에게는 일단 부정적인 방향"이라며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진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증시에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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