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지만..." 민주당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 '셋'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8·18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대표 연임에 도전한 이재명 후보가 2년 전 득표율 기록을 갈아치울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최고위원 후보들 간 경쟁이 더 주목받는다. 누가 수석최고위원이 될지, 또 유일한 원외 후보인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도부에 합류할지 등이 관전 포인트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변이 없는 한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받았던 득표율 77.8%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들이 주를 이룬다. 당시 이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 역사상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었다.
2년 전 전당대회에서 이 후보는 대의원 투표에서 득표율 72.0%, 권리당원 득표율 78.2%, 국민여론조사 득표율 82.3%, 일반 당원여론조사 득표율 86.3%를 얻었다. 당시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이번 총선 승리를 이끌면서 당원들로부터 차기 당대표는 물론 유력 대선주자로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며 "지난 전당대회 당시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이 경우에 당내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표 비중을 높인 것도 이 후보의 득표에 나쁠 게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국민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로 결정됐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 비중을 기존 60대 1에서 19.1대1로 조정하기로 함에 따라 권리당원 표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이 후보가 45.5%, 김두관 후보가 30.8%, 김지수 후보가 3.4%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20.3%였다. 민주당 지지층(301명)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결과는 이재명 후보가 85.6%를 얻었다. 김두관 후보는 8.0%, 김지수 후보는 2.8%에 그쳤다. 조사는 ARS조사(무선100%)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4%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일극 체제'를 비판하며 이 후보 대항마로 나선 김두관 후보의 경우 25~30%의 득표율만 얻어도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각인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2년 전 전당대회에서 이 후보의 경쟁자였던 박용진 전 의원은 22.2%의 득표율을 기록했었다.
두번째 관심사는 누가 '수석 최고위원', 즉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최고위원이 될지다. 수석최고위원은 지도부 회의에서 각 최고위원들 간 의결 조율에 큰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차기 유력한 당권 주자로도 나설 수 있단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최고위원 후보는 예비경선을 통과한 전현희·한준호·강선우·정봉주·김민석·민형배·김병주·이언주(이상 기호순) 등 8명이며 이 중 5명이 가려질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김민석 의원과 전현희 의원이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일 것이란 예상들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원내 인사 중 선수는 김민석 의원이 4선으로 가장 높아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고 3선의 전현희 의원도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선거 운동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당선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당 내에서는 정 전 의원이 그동안 방송,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쌓은 인지도와 당원들 사이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지도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고위원들은 이재명 전 대표와 똑같은 지위에서 이 전 대표를 지키고 민주당을 지키려는 결기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현역 국회의원이라면 윤 대통령 탄핵을 당당히 이야기하지 못하겠지만 (자신은) 원외 인사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당대회 결과 강성 발언을 이어온 정 전 의원을 비롯해 '친명'(친이재명) 색채를 앞세운 최고위원들로만 지도부가 채워질 경우 우려도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차기 지도부의 친명 색채가 더 짙어질 경우 장점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단점은 다양한 생각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잘못된 길로 들어섰을 때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 다양성을 보강하려면 차기 당대표가 지명직 2명의 최고위원을 전향적으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내 한 중진 의원은 더300에 "지도부가 당원과 강성 지지자들만 바라봐서는 수권정당으로서 한계가 있다"며 "추후 지명직 최고위원 선정과 당직 개편이 이뤄질 경우 당내 쓴소리도 가감없이 할 수 있는 인사 기용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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