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장기미제 살인'...범행 배경은 '교제 여성과 연관된 계획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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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강원도 영월에서 발생한 장기 미제 살인 사건 용의자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춘천지방검찰청 영월지청은 지난 2004년 발생한 '영월 영농조합 간사 살인사건'의 용의자 59살 A 씨를 구속 기소했습니다.
강원경찰청이 꾸린 장기미제수사팀이 재수사를 결정했고 6년 뒤인 2020년, A 씨를 살인 사건 피의자로 특정한 뒤 검찰에 사건 기록을 넘겼습니다.
A 씨는 사건 발생 1년 전인 2003년부터 영월에 거주하던 여성 C 씨와 교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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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강원도 영월에서 발생한 장기 미제 살인 사건 용의자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춘천지방검찰청 영월지청은 지난 2004년 발생한 '영월 영농조합 간사 살인사건'의 용의자 59살 A 씨를 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발자국에 대한 정밀 감정을 포함해 혈흔과 DNA 검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당시 사건이 전형적인 계획범죄로 드러났다며 기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강원경찰청이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으로 분류했던 이 사건은 피고인 A 씨가 39살이었던 2004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농민회 사무실에서 모 영농조합 소속 간사 40살 B 씨가 머리와 목, 복부 등을 여러 차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수사 초기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발자국 흔적 등을 통해 타 도시에서 연구원에서 근무하던 A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특히 사건 당일인 2004년 8월 9일, 영월에 있는 계곡에서 사촌 동생 등과 휴가를 보냈다며 당시 촬영한 물놀이 사진을 제출했습니다.
명백한 알리바이 앞에 수사는 미궁에 빠진 채 중단됐습니다.
이후 보관함에 들어있던 사건 기록을 다시 꺼낸 건 10년이 훌쩍 지난 2014년.
강원경찰청이 꾸린 장기미제수사팀이 재수사를 결정했고 6년 뒤인 2020년, A 씨를 살인 사건 피의자로 특정한 뒤 검찰에 사건 기록을 넘겼습니다.
이후 검찰 역시 3년 넘는 보완수사를 벌였습니다.
A 씨 사무실과 차량을 압수 수색하고 DNA 자료를 분석했으며 A 씨 샌들에 묻은 혈흔을 재감정했습니다.
휴대전화와 이메일, 컴퓨터 외장 하드 정보를 확인하고 A 씨가 제출한 계곡 사진도 다시 감정하는가 하면 발자국 동일성에 관한 논문도 검토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검찰은 이번 사건을 '교제하던 여성과 연관된 A 씨의 치밀한 계획범죄'라고 정의 내렸습니다.
검찰이 밝힌 범행 배경은 이렇습니다.
A 씨는 사건 발생 1년 전인 2003년부터 영월에 거주하던 여성 C 씨와 교제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C 씨가 사건 피해자인 B 씨와 사귀게 되자 이에 격분해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A 씨는 평소에도 교제한 여성들의 신분증 촬영 사진을 몰래 보관해 두는 등 여성에 대해 강한 집착 증세를 보였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범행 사흘 전, A 씨는 B 씨에 대한 사전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영농조합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주소를 확인하고 집에서 3시간 거리인 범행 장소 소재지 영월에 미리 다녀오며 거리와 장소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영월 계곡에 물놀이를 갔던 그 날,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술을 사 오겠다고 가족에게 말한 뒤 30분 거리에 있는 피해자 사무실로 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다시 계곡으로 돌아온 겁니다.
물론 검찰이 공소장을 통해 밝힌 A 씨 혐의는 추후 재판을 통해 유·무죄가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구속영장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한 A 씨는 취재진 카메라 앞에서도 줄곧 결백을 호소했습니다.
검찰은 살인죄를 저지른 범인은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도록 피고인에게 중형을 선고한다는 방침입니다.
20년 전 증거 부족으로 포기해야 했던 장기 미제 살인사건.
그동안 경찰과 검찰이 입수한 각종 증거 자료가 더해진 상황에서 사건 실체가 규명될지,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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