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밀란 쿤데라 : "글을 쓰다니, 참 희한한 생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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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옮김.
밀란 쿤데라는 생전에 인터뷰 등을 통해 대중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 은둔의 작가였다.
저자는 작가 개인의 삶을 앞으로 내세우는 대신에, 쿤데라의 작품 속 문장을 찾아 인용하고 그것에 작가의 삶을 대입시키는 방식으로 쿤데라라는 한 위대한 작가의 초상을 완성해 갔다.
또 작품 외에는 널리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 쿤데라의 생활인으로서의 모습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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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밀란 쿤데라 : "글을 쓰다니, 참 희한한 생각이네!" = 플로랑스 누아빌 지음. 김병욱 옮김.
밀란 쿤데라는 생전에 인터뷰 등을 통해 대중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 은둔의 작가였다.
그런 그가 생전에 자유롭게 교류하고 대화하며 마음을 터놓은 언론인이 한 명 있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의 문학 담당 기자이자 소설가인 플로랑스 누아빌이다.
이 책은 누아빌이 밀란 쿤데라 부부와 30년간 맺은 특별한 인연을 바탕으로 쿤데라의 삶의 궤적을 그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되짚어본 일종의 전기다.
저자는 작가 개인의 삶을 앞으로 내세우는 대신에, 쿤데라의 작품 속 문장을 찾아 인용하고 그것에 작가의 삶을 대입시키는 방식으로 쿤데라라는 한 위대한 작가의 초상을 완성해 갔다.
저자가 이런 방식을 택한 건 한 작가의 삶의 조각들은 작가가 쓴 작품 속의 주인공들의 모습에 분산돼 녹아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쿤데라 역시 생전에 저자에게 자주 "모든 건 나의 책들 속에 있다"고 강조하곤 했다.
저자가 쿤데라의 작품들을 오랜 시간 반복해 읽고 작가 본인과 꾸준히 만나 대화하며 얻은 결론은 이렇다.
"쿤데라와 비슷한 사람은 쿤데라뿐이다. 쾌활함과 우수가 섞이고, 명쾌함과 모호함이 섞이고, 조롱과 공감이 섞이고, 단순함과 복잡함이 섞이는 이런 혼합은 사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 쿤데라가 지난해 7월 타계하기 한 달 전 출간됐다. 쿤데라의 소설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의 문학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로 삼을 만하다. 또 작품 외에는 널리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 쿤데라의 생활인으로서의 모습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책 제목은 쿤데라의 병세가 깊어져 정신이 오락가락하던 말년의 어느 날 쿤데라가 저자에게 갑자기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어본 일화에서 유래했다.
저자가 당황하면서 글을 쓴다고 답하자 쿤데라는 재미있어하는 표정 끝에 "글을 쓰다니, 참 희한한 생각이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뮤진트리. 396쪽.
▲ 겪어보면 안다 = 김홍신 지음.
베스트셀러 소설 '인간시장'으로 필명을 날리고, 방송 진행과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온 작가 김홍신이 인생을 살며 깨달은 것들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부제는 '김홍신의 인생수업'이다.
염색약을 모두 버리고 나니 멋진 은발을 얻었다는 깨달음이나, 코로나19에 걸려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들었던 절박한 경험을 통해 얻은 살아있음이 가장 큰 축복이라는 진리, 사랑과 용서의 무한한 힘, 나이와 상관없이 끊임없이 도전하고 정진하는 것의 가치 등 자신이 터득한 인생의 지혜들을 담담히 들려준다.
그러면서 작가는 생각을 비틀고, 살아있음을 축복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고, 더 사랑하고 용서하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잘 산다는 건 돈, 권력, 명예를 차지하는 게 아니라 사랑, 용서, 배려, 베풂을 끌어안고 세상의 주인답게, 재미있고 건강하게 사는 것입니다. 살아있음은 가장 확실한 기적입니다."
짤막하면서도 여운이 오래 남는 글들이다.
해냄. 264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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