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패치' 앞세운 라파스, 코로나19·치매 성과 아쉬움 극복할까

정기종 기자 2024. 7. 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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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제약과 세계 최초 비만패치 공동 개발…관련 기대감에 1주 새 주가 3배로 껑충
임상 1상 단계 과열에 우려도…코로나19 백신·치매치료제 성과 부진 딛을 시험대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전문 기업 라파스의 주가가 1주일 사이 3배로 뛰어올랐다. 회사가 공동 개발 중인 패치제형 비만치료제 기대감이 동력이다. 다만 아직 임상 1상 단계인데다 앞서 기대를 모았던 코로나19 백신과 치매 치료제 개발 성과가 미미했던 만큼 단기 급등 우려도 뒤따른다.

17일 라파스의 주가는 2만9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가 9770원이었던 지난 10일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197.85%나 급등했다. 대원제약과 개발 중인 세계 최초의 패치형 비만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쏠린 것이 배경이다.

라파스는 대원제약과 글로벌 비만치료제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패치제형인 'DW-1022'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승인받은 국내 1상이 오는 10월 종료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진 지난 11일부터 4거래일 간 매일 20% 이상의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날 역시 전일 대비 13.9%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원천기술을 활용해 파스처럼 붙이는 패치제를 화장품과 의약품에 적용 중인 기업이다. 기존 마이크로니들이 금속을 침 형태로 깎아 만든 것과 달리 약물 자체를 바늘 형태로 굳히는 'DEN' 플랫폼이 강점으로 꼽힌다. 5분 내 제조가 가능한 공정을 앞세워 월 수백만개에 달하는 패치 생산력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2012년 먼저 진출한 화장품 영역에서 존슨앤존슨(J&J),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협업하는 한편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아크로패스'도 보유 중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279억원의 86% 이상이 여기서 발생했다.

현재는 의약품까지 영역을 확대한 상태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여드름 치료용 마이크로니들 패치(일반의약품,OTC) '킬라 이에스'를 ODM 방식으로 미국 헤이데이를 통해 출시했다. 전문의약품(ETC)인 비염면역치료제의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최근 라파스의 주가 급등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과를 축적한 회사 행보가 기반이 됐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화두로 떠오른 비만 영역에 제품화 경험이 있는 기술력을 접목한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특히 1상 종료 후 조기 기술이전 수요가 몰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임상이 초기 단계인데다, 최근 비만을 테마로 한 기업들의 가치가 이례적 상승세를 기록 중인 만큼 우려도 뒤따른다. 앞서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시장 관심이 높은 영역에 도전했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전례도 부담이다.

라파스는 앞서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COVID-19) 백신과 치매 치료제 개발에 도전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패치는 관련 기대감에 2021년 3분기 회사 주가를 상장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7만원대까지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후 상업화 성과를 내놓지 못하며 주가가 하락했다.

보령과 협업하던 패치형 치매 치료제는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양사는 2016년부터 공동연구를 통해 대표적 알츠하이머병 치료 물질인 '도네페질'의 패치제형을 개발해왔다. 2020년 5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계획 승인으로 개발이 본격화 된 이후 해외 국가 특허를 공동 출원하는 등 협업 범위를 넓혀왔다. 하지만 보령은 임상 1상에서 패치제형이 경구제와 유사한 효과를 확인하는데 실패했고 지난해 특허권리 포기 후 상업화 작업을 완전히 중단했다.

때문에 비만패치의 1상 결과는 호재인 동시에 회사 기술 경쟁력을 검증하는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라파스 관계자는 "DW-1022가 주사제 대비 동등한 생체 흡수와 효과를 보여준다면 기존 '위고비' 주사제의 단점인 통증 유발과 2차 감염, 의료폐기물 발생 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DW-1022는 1㎜ 이하의 미세바늘을 활용함으로써 체내 전달률이 높아 주사제와 경구제 외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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