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이민 정책 쏟아진 미 공화 전당대회
1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유력 정치인들은 경쟁적으로 강경한 이민 조치를 약속했다. 공화당이 국경봉쇄, 대규모 이주자 추방 등을 정강·정책에 반영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초강경 이민 통제가 현실화하고 이민자 혐오 정서가 노골화할 것임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이틀째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의 슬로건은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로 이민·범죄 문제가 초점이었다. 펜타닐 중독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 운동 도중 미등록 이민자에 의해 살해된 동생을 둔 유족 등이 무대에 올라 범죄 피해를 호소하며 조 바이든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성토했다.
공화당 정치인들도 “바이든 정부의 국경 정책은 실패했다”며 장벽 건설, 미등록 이민자 강제 추방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옹호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은 이민자들이 미국의 국경을 “침공”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정부 이후 1150만명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이 “우리의 자녀를 보호하는 일보다 불법 이민자들(illegals)의 표를 한 표라도 더 확보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이 지지기반인 유색인종 표심을 얻으려고 국경 통제를 방치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불법적인 경로로 미국에 입국한 이들이 당장 선거에서 투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주장이다.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인도계 출신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국경 봉쇄를 원한다면 트럼프에게 투표하라”고 말했다. 자신의 부모가 “합법 이민”으로 미국에 들어왔다고 강조한 라마스와미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내 메시지는 여러분을 출신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는 점”이라며 “당신들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법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국은 법치 국가”라고도 말했다.
‘문화전쟁’에 앞장서 온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거나 동떨어져 있는 어떤 종류의 이민에도 반대한다”며 말했다. 극우 앵커 출신으로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에 출마한 케리 레이크는 “침공을 중단시키고 장벽을 건설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공화당 대의원 등 참석자들은 “장벽을 세워라”라고 연호하기도 했다.
밀워키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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