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이 부끄러운 국회… 1748개 법안 중 가결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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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공포를 기념하는 제헌절이 76주년을 맞았지만 국회는 민생입법 의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까지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1748개(정부·의장·위원장·기타 발의 법안 제외)다.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도 2건에 불과하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76년 제헌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제헌부터 이어져 온 헌법정신과 가치라는 자산을 제대로 다 쓰지 못하고 있다"며 "온전히 정치의 부족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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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반성없이 끝없는 네탓공방
AI 기본법 등 민생법안은 '낮잠'
대한민국 '헌법' 공포를 기념하는 제헌절이 76주년을 맞았지만 국회는 민생입법 의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정쟁에 아직까지 국회 개원식도 못해 최악의 늑장국회하는 오명을 쓰게 됐다. 22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하거나 부의된 주요 경제법안은 전무하다. 그런데도 여야는 사과와 반성 없이 네 탓 타령만 하고 있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까지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1748개(정부·의장·위원장·기타 발의 법안 제외)다. 이들 가운데 가결된 법안은 야권이 단독 처리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특검법)이 유일하다. 나머지는 대정부질문에 따른 '국무총리·국무위원 및 정무위원 출석요구의 건' 3건이다.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도 2건에 불과하다. 야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방통위 설치법 개정안)'과 야당 단독으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한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 및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권고 이행 촉구 결의안'이다.
본회의에 올라온 법안 중 주요 경제법안은 없다. 21대 국회 임기 만료 직전 폐기된 '국가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를 위한 특별법'(K칩스법)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고준위방폐장법)은 소관 상임위에만 접수됐을 뿐이다. K칩스법은 국가 주요 산업인 반도체·2차 전지 등에 대한 세액공제 기간을 연장한다는 점에서, 고준위방폐장법은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처리가 시급하지만 논의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국내 핵심 산업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인공지능(AI) 기본법'도 같은 처지다.
서민을 위한 경제법안도 외면받고 있다. 취약계층을 위한 도시가스요금 감면서비스를 가스도매사업자와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를 대신해 신청하도록 하는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 코로나19로 영업정지를 했던 사업장을 대상으로 대출상환을 연장하는 은행법·소상인법 개정안 등이다. 모두 해당 상임위에 접수만 됐을 뿐이다.
"일하는 국회"는 말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76주년 제헌절에도 헌법 제정 기념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로 여야는 '남 탓'만 일삼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회독재 규탄대회'에서 "불법파업 조장 노란봉투법, 민주당의 공영방송을 위한 방송4법, 미래세대에 빚 폭탄을 떠 안기는 현금살포법까지 민주당의 정략적 입법폭주가 가속페달을 밟았다"며 "진정한 민생은 온데 간데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주권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고 이를 함께 기념하는 뜻깊은 날이지만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며 "정권이 대통령 부부 방탄에 넋이 나간 사이 민생은 악화일로"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만 현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76년 제헌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제헌부터 이어져 온 헌법정신과 가치라는 자산을 제대로 다 쓰지 못하고 있다"며 "온전히 정치의 부족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헌절을 맞도록 국회 개원식도 열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 질책을 달게 듣겠다"고 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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