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원’으론 비빔밥은 못 사먹지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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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갑작스레 일정이 잡혀 2017년 5월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 때 대부분의 후보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020년 1만원 달성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022년 1만원 달성을 공언했다.
내년 최저임금은 1.7% 오른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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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갑작스레 일정이 잡혀 2017년 5월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 때 대부분의 후보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020년 1만원 달성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022년 1만원 달성을 공언했다. 왜 1만원이어야 하는지, 근거를 제시한 사람은 없었다. 그저 ‘세종대왕 1장’을 목표로 삼은 것뿐이었다.
선거에서 이긴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을 지킬 것처럼 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을 16.4%나 올렸다. 2019년치도 10.9%나 올렸다.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는 공격적인 인상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직원 30명이 안 되는 기업과 소상공인 등에게 직원 월급 일부를 지원하는 일자리안정자금을 연간 3조원 가까이씩 썼지만, 결국 2020년 최저임금은 8590원으로 2.88% 올리는 것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게 억제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은 1.7% 오른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공약한 2022년보다 3년 늦게 1만원 고지에 오르긴 했는데, 감격하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3년간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 1만원의 가치가 너무도 떨어진 탓이다. 올해 물가가 한국은행 전망대로 2.6% 오르면 2020년부터 4년간 14.5% 오르게 된다. 2025년 1월1일의 1만30원은 2020년의 8760원 가치밖에 안 된다.
2019년 최저임금이 시급 8530원이 되면서 전년도 서울의 비빔밥 한그릇 값(8330원, 한국소비자원 참가격)과 비슷해졌다. 공교롭게도 이때부터 최저임금과 비빔밥 값은 어깨동무를 하고 걸었다. 2021년 최저임금은 8720원으로 전년도 비빔밥 값 8711원과 비슷했고, 2022년 최저임금도 9620원으로 전년도 비빔밥 값 9580원과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2023년 이후 물가는 급등하고 최저임금 인상률은 낮아지면서 더는 시급으로 비빔밥 한그릇을 사먹기가 어렵게 됐다. 올해 서울 비빔밥 값은 1만782원이다. 내년 최저임금보다 752원이나 비싸다.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이 3년째 줄고 있고, 음식점 폐업은 급증하고 있다.
정남구 논설위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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