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되는 약? ADHD 아닌 아이가 먹으면 집중력 안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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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공부 잘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해당 약물을 복용하는 10대 청소년이 늘었다.
하지만 ADHD가 아닌 청소년이 이 약물을 복용하면 오히려 과잉행동이 나타나고 심각한 경우 중독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DHD가 아닌 사람이 이 약물을 복용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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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과잉행동, 집중력 저하 일으킬 수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공부 잘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해당 약물을 복용하는 10대 청소년이 늘었다. 하지만 ADHD가 아닌 청소년이 이 약물을 복용하면 오히려 과잉행동이 나타나고 심각한 경우 중독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ADHD 치료 성분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10대 청소년이 2022년 대비 약 26%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특히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인 얀센의 ‘콘서타’는 최근 5년간 처방건수가 3.3배로 급증했다. 2019년도 36만여 건에서 2023년 120만여 건으로 늘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집중력과 각성을 높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콘서타’다. 이 약물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 농도를 증가시킨다. 그 결과 주의력·행동을 제어하는 뇌 활동이 활성화한다. 약을 복용한 지 30~60분 내에 효과가 나타난다.
최근 이 약을 학업 능력을 높이는 데 오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3년 처방 중 10~20대가 처방받은 건수는 80만건에 이른다. 식약처는 ADHD가 아님에도 학업 성취를 위해 복용하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보고, 오는 31일까지 메틸페니데이트 처방량 상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ADHD가 아닌 사람이 이 약물을 복용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정승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는 “ADHD 환자가 아닌 일반 청소년이 이 약을 복용하면 성적이 오른다거나 집중력,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연구에서는 성적이나 집중력이 오른다는 내용도 간혹 있는데, 이 연구들은 과학적인 근거 자체가 적다”고 말했다.
또 처방과 다르게 복용했다가는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보다 더 많이, 더 자주 복용했을 때 나타난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농도가 정상보다 높아져 과잉 행동이 나타나거나, 불안함과 초조함이 느껴져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심각한 경우에는 두통과 불안감, 환각, 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처방보다 더 많은 양을 복용하거나, 약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약을 으깨서 코로 흡입하거나 주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학계에 따르면 메틸페니데이트를 장기간 복용하면 성장이 느려지고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 1년에 약 1~1.5㎝씩 성장을 늦춘다. 이러한 현상은 약물을 끊은 뒤 2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는 청소년은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키와 체중을 추적 관찰해야 한다.
영국 건강보험인 국영의료서비스(NHS)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중독성을 보일 수도 있다. ADHD를 진단 받은 환자가 의사의 처방대로 정확히 복용하면 중독성이 생기지 않는다. 또한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약을 갑자기 중단하면 도파민이 갑자기 부족해져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약효를 늘리기 위해 메틸페니데이트를 오메가3 보충제와 함께 먹기도 한다. 하지만 NHS에 따르면 이 방법도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이호분 연세누리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메틸페니데이트 오남용 문제를 넘어, 이 약물이 정말 필요한 어린이가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경우도 우려했다. 조기에 ADHD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호분 원장은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충분히 검사해 ADHD로 진단한 어린이는 처방대로 적절히 복용하면 부작용 없이 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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