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아녜요, 만지지 말고 신고” 장마철 물길 따라 북한 ‘나뭇잎 지뢰’ 유실 우려
합참 “지난주 비 오며 중서부 지역서 공사시설물 발견”
나뭇잎 지뢰, 육안 구분 어렵고 파괴력 있어
장마철을 맞아 북한이 최근 매설한 지뢰가 임진강 등 남북공유하천을 통해 유실될 우려가 높아졌다. 북한이 고의적으로 지뢰 유실을 방치할 가능성도 군 당국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상 물체를 발견할 경우 절대 접촉하지 말고, 군부대·경찰서에 신고해달라”고 군은 주의를 당부했다.
17일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이 지난 4월부터 비무장지대(DMZ) 내 북측지역에 새로 매설한 지뢰는 수만 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뢰를 깔다가 10여 차례 폭발사고가 발생해 다수가 다치거나 죽었음에도 작업이 강행되고 있다. 지뢰 매설은 북한군이나 주민이 남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군은 판단하고 있다.
집중호우 기간 임진강·역곡천·화강·인북천 인근에 매설된 지뢰가 물길을 따라 남한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황강댐·평강댐·임남댐 등의 수문을 열어 물길이 세질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지난주 비가 오면서 중서부 지역에서 북한군의 공사시설물의 일부가 발견됐다”며 향후 지뢰 유실 가능성을 강조했다.
유실 가능성이 높은 지뢰는 나뭇잎처럼 생긴 일명 ‘나뭇잎 지뢰’와 나무상자에 담긴 ‘목함 지뢰’다. 나뭇잎 지뢰는 육안으로 구분이 쉽지 않다. 나뭇잎 지뢰의 폭약량(40여g)은 일반 대인지뢰(20여g)와 목함지뢰(70여g) 사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신체를 절단시킬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다. 목함지뢰로 2015년 육군 장병이 다친 바 있다.
군은 북한이 고의적으로 지뢰 유실을 방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군은 지뢰가 물길에 흘러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보조 작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남한 민간단체가 또 대북전단을 보냈다며 “우리의 대응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오물풍선 살포 대신 지뢰 유실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의 오물풍선 살포 수단·방법 변화와 함께 다양한 도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DMZ 길이 약 250km 중에서 북한군이 지난 4월부터 진행한 불모지 조성(감시·정찰을 위한 수풀·잡목 제거 작업)은 약 25km, 대전차 장애물로 추정되는 방벽은 약 2.5km 진행됐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은 임시 천막에서 생활하며 일일 평균 12~13시간씩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선 설치가 아닌, 북한 주민의 월남을 막기 위한 작업으로 군은 여전히 판단하고 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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