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예상' 시장 거스르는 트럼프? "금리인하 NO" 왜
오는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견제에 나섰다. 파월 의장이 대선을 네 달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한 배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려 한다는 것. 그러나 연준이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을 의식해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 파월 의장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임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에 개의치 않고 금리를 결정해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11월 대선 전 금리를 낮춰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그는 연준이 금리인하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어쩌면 선거 전, 11월5일 이전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금리인하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3회 이상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올해 초부터 이 같은 비판을 계속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을 겨냥, "누군가를 당선시키려고 금리를 내리려는 것 같다"면서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내린다면 민주당을 도우려는 의도라고 본다"고 했다.
갤럽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바이든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38%.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책 부문에서 인플레이션, 경제실패가 불법 이민과 함께 바이든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이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점을 공식화 하는 일인 데다, 대출 부담이 줄어들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준은 독립 기구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연준 금리정책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임자 재닛 옐런 의장(현 미국 재무장관)을 파월 의장으로 교체한 2018년부터 그와 대립각을 세웠다. 파월 의장은 그해 인플레이션 과열 양상이 나타나자 3월부터 6개월간 0.25%씩 금리를 3번 인상해 2~2.25%까지 끌어올렸다. 그해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이 실수를 하고 있다"고 했지만 파월 의장은 12월 한 번 더 금리를 0.25% 인상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닥쳤고 연준은 그해 3월 금리 0.5%포인트 인하로 대응했다. 이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이 일본, 유럽에 비해 경기부양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때 일본 금리는 마이너스, 유럽은 '제로'였다. "나는 다른 사람을 책임자로 앉힐 권리가 있다"면서 파월 의장 해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 패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파월 의장 유임을 선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파월 의장 임기를 보장하되 재임명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연준을 압박해 금리인하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면서 상당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높은 관세를 앞세운 보호무역주의와 강력한 재정지출을 주장한다. 여기에 금리인하까지 겹친다면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을 압박한다면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문들 사이에서 재선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리 결정에 관여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왔다고 한다. 보도 당시 트럼프 캠프 측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식 입장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혹은 그 이전 금리를 내릴 확률을 100%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연준이 9월 FOMC 이후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0.25%포인트 낮을 가능성이 93.3%, 0.5%포인트 낮을 가능성이 6.7%로 측정됐다.
파월 의장도 곧 금리인하에 돌입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CNBC에 따르면 그는 지난 15일 워싱턴 경제 클럽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을 기다리는 순간에도 긴축 정책은 계속 작용한다"며 "2% 수치 달성까지 기다렸다가 너무 늦어 2% 이하로 목표치를 지나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전까지 연준은 인플레이션 2% 달성까지 금리인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정치 상황에 맞춰 금리를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파월 의장은 지난 10일 의회 청문회에서 "우리의 임무는 필요할 때 필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정치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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