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포트] 적반하장 해명…"재키 챈이라 불렀다"

울버햄튼의 황희찬 선수가 스페인 전지훈련 기간 중 열린 연습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데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황희찬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인종차별은 스포츠는 물론 삶의 모든 측면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습니다.

구단 홈페이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황희찬은 이탈리아 코모 구단과 연습경기에서 상대 수비수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습니다.

격분한 동료 포덴세가 해당 선수에게 주먹을 날려 퇴장당했고, 오닐 감독이 경기 중단을 고려했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작 코모 구단은 '적반하장'식 해명을 내놨습니다.

코모 구단은 "이번 사건이 과장됐다"며 "해당 수비수는 동료에게 '황희찬을 무시해라. 그는 자신을 '재키 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황희찬의 동료들도 그를 '차니'라고 불러왔다"고 밝혔습니다.

황희찬이 '차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만큼 '재키 챈'으로 부른 게 문제없다는 식의 해명인데, 영화배우 성룡의 영어 이름인 '재키 챈'은 유럽 등에서 '동양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의미로 쓰입니다.

2019년 미국에선 한 음료 가게 직원이 아시아 고객의 이름을 묻지 않고 '재키 챈'이라고 쓴 사실이 알려져 해고된 바 있습니다.

울버햄튼 구단이 이 사안을 유럽축구연맹에 제소하기로 한 가운데, 현지 매체는 "유럽연맹이 해당 경기가 연맹이 주최한 공식 경기가 아니라 사건을 조사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취재 : 전영민, 영상편집 : 김종태,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전영민 기자 ymi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