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우리 녹색산업
2020년을 기점으로 각국이 앞다퉈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전 세계는 탈탄소와 녹색전환 시대에 진입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기후공시 등 탈탄소 경제체계가 새로운 국제질서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녹색전환을 지원하는 녹색산업은 산업영역의 변화를 넘어 탄소중립 달성, 인류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핵심 수단이 됐다.
글로벌 녹색산업 시장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탈탄소 시대에 대비한 그린수소와 물 부족 해결을 위한 해수 담수화 등 대규모 녹색전환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고질적인 에너지 부족을 재생에너지로 해결하려고 한다. 동남아와 중남미에서는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스마트 상하수도, 폐기물 에너지화 등 첨단 녹색 기반시설을 늘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미 2010년에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녹색산업 육성과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다양한 녹색금융 기법을 도입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녹색산업 수출 증가율은 다소 주춤하는 추세를 보였다. 윤석열 정부 들어 환경이 글로벌 경제질서를 이끌고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부각되면서 녹색기술, 녹색산업 육성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에 환경부는 2023년을 '녹색산업 성장의 원년'으로 정하고, 2023년 녹색산업 수주·수출 20조원, 이번 정부 임기(2023~2027) 내 100조원 달성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며 우리 녹색산업의 해외 진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환경부와 녹색산업계, 수출금융기관 등이 함께하는 민관 원팀(One-Team)의 협의체인 '녹색산업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녹색산업 얼라이언스'는 산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상대국의 법령이 모호하거나 신규 제도 도입, 행정처리 지연, 정부의 자의적 사업 중단, 잔금 미정산과 같은 현지의 어려움을 파악해, 사업 발굴부터 수주 협상, 사후관리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다.
녹색산업의 특성 중 하나는 정부를 비롯한 공공 부문에서 사업을 발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민간 기업이 해외 현지 정부와 직접 소통하기 어려운 점을 해소하기 위해 '녹색산업 수주지원단'을 꾸려 현지 정부, 공공기관과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기업과 함께 협상 자리에 나서기도 했다. '녹색산업 수주지원단'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3개국에 37회 파견 업무를 수행하며 현지에서 우리 기업을 밀착 지원했다.
또 환경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총 4000억원 규모의 '녹색산업 수출지원 펀드'를 연차적으로 조성하고, 국내기업이 수주한 해외사업에 직접 투자하여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 줄 예정이다.
기업에서는 “지금까지 이렇게 프로젝트별로 지원받은 경우는 없었다”며 환경부의 맞춤형 지원을 크게 환영했다. 우리 기업의 기술력에 정부 지원이 더해진 민관 원팀 활동의 결과가 수주·수출 실적 성과로 돌아왔다. 지난해에는 녹색산업 20조5000억원 수주·수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22조원 목표를 세웠는데 상반기에만 오만 해수 담수화 사업 및 그린수소 사업권 확보, 사우디아라비아 상하수도 설계사업 등 15조원 규모의 성과를 거뒀다. 우리 녹색산업의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녹색산업 중 그린수소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한 후, 수소환원제철, 혼소발전, 연료전지, 모빌리티 등 산업계 전반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그린수소 관련 산업에 관심과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기업이 오만 두쿰지역 320㎢ 부지(서울시 면적의 절반)에서 세계 최대규모인 연간 120만톤의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생산 사업권을 확보했고, 올해도 오만 살라라 지역에서 유사한 규모(연간 100만톤)의 생산사업권을 확보하는 수주 성과를 냈다. 지난해 환경부는 오만을 그린수소 중점 지원 국가로 선정하고 녹색전환 업무협약(MOU) 체결, 사업 타당성조사 지원,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수주지원단 및 실무급 파견(총 4회), 오만 측 정부 인사 초청 등 전방위적으로 수주 지원 활동을 펼쳤다.
녹색산업은 환경 문제 해결을 넘어 경제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다. 정부는 탄소중립, 순환경제, 기후테크 등 녹색전환의 시대 흐름에 맞춰 우리 녹색기업이 해외 진출을 통해 전 세계 녹색전환의 촉매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더 많은 녹색산업 수요를 창출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필자〉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고려대 학·석사 후 미국 UCLA에서 물리화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한국환경연구원(KEI) 부원장, 대통령실 환경비서관, (재)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국무조정실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위원, 한림대 기후변화융합전공 객원교수 등을 지냈다. 2022년 5월 제20대 환경부장관으로 임명된 후 민생과 직결되는 환경규제 혁신, 기후위기 대응 치수·가뭄 대책 수립,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이행방안 마련, 순환경제 사회 촉진 기틀 정립 등의 성과를 거두었으며, 특히 2023년 녹색산업 수주·수출 20조원 달성 등 녹색산업·금융 활성화 및 해외 진출 지원을 통해 녹색경제를 선도하고 저탄소 녹색사회로의 전환을 촉진하는데 역점을 두고 환경정책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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