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검찰, 수미 테리-국정원 간부 접촉 주시해 와…외교가 파장

2024. 7. 17. 15: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IA 출신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 수미 테리
檢 “명품백·연구비 받고 한국 정부 위해 활동”
국무부 주최 비공개 간담회 국정원에 유출 증거도
고급식당에서 국정원 요원과 식사 장면도 공개돼
미 연방 검찰이 16일(현지시간)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영향력 있는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를 한국 정부를 대리한 혐의로 기소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미 연방 검찰이 16일(현지시간)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대북 전문가인 한국계 수미 테리 현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한국 정부를 대리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이 공개한 공소장에서 수미 테리 연구원이 국가정보원 간부와 만나는 사진 등이 증거로 제출됐고, 특히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주최한 비공개 간담회 내용을 국정원 간부에 전달한 메모까지 공개돼 외교가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지검은 테리 연구원을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테리 연구원은 고가의 저녁 식사와 명품 핸드백, 연구활동비를 받은 대가로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수미 테리가 2001년부터 CIA에서 근무하다 2008년 퇴직했고, 2013년부터 한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수미 테리가 당시 주유엔 한국대표부 참사관이라고 소개한 국정원 요원과 처음으로 접촉했고, 이후 10년 동안 국정원 간부의 요청으로 전.현직 미 정부 관리와의 만남을 주선하거나 한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기고하는 등 한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 대가로 2019년 11월 국정원에서 차견된 주미한국대사관의 공사참사관으로부터 2845달러 상당의 돌체앤가바나 명품 코트와 2950달러 상당의 보테가 베네타 명품 핸드백을 선물 받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2021년 4월 국정원 파견 간부인 주미대사관의 후임 공사참사관으로부터 3450달러 상당의 루이뷔통 핸드백을 선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간부의 신용카드 결제 내역과 매장 CCTV 화면을 통해 명품 구매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이후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코트와 명품백을 증거로 확보했다.

검찰은 테리 연구원과 국정원 간부가 미슐랭 스타 인증 레스토랑 등 고급 식당과 바에서 여러 차례 식사를 한 사실도 범죄 사실에 적시했다. 특히 2020년 8월 국정원 파견 공사참사관 전.후임 2명이 테리 연구원과 뉴욕 맨해튼의 한 그리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사진을 증거 사진으로 첨부했다.

아울러 2022년 테리 연구원이 소속된 싱크탱크 기관의 프로그램에 연구 기금 3만7000달러 이상을 국정원이 전달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검찰은 테리 연구원이 2022년 6월 미 국무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참석한 대북 전문가 초청 비공개 간담회 내용을 회의가 끝나자마자 국정원 간부에게 흘렸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테리 연구원이 간담회 내용을 적은 2페이지 분량의 메모 사진을 증거 자료로 첨부했다.

테리 연구원은 2001년부터 CIA에서 동아시아 분석가로 근무했고, 2008년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한국·일본 및 오세아니아 과장과 동아시아 국가정보 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했다.

테리 연구원은 이후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이자 대표적인 대북 전문가로서 스피커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압록강을 건너 태국 땅까지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탈북민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국정원 요원의 활동이 미국 검찰을 통해 대중에 공공연하게 알려지면서 외교가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정원이 고가의 명품과 연구기금을 제공했다는 테리 연구원의 혐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테리 연구원 측은 관련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로이터 통신은 테리 연구원의 변호인인 리 월러스키 변호사가 “의혹은 근거가 없고, 독립성을 갖고 수년 간 미국에 봉사해 온 것으로 알려진 학자이자 뉴스 분석가의 업적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한국 정부를 대변해 활동했다는 의혹의 기간 수미 테리는 한국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